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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지 해치지 않고 지역민에 혜택 ‘착한여행’ 지향” [차 한잔 나누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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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7-20 06:00:00 수정 : 2019-07-19 21: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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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여행사’ 트래블러스맵 변형석 대표 / 세계 유명 관광지에 관광객 몰려 / 환경파괴·물가상승 등 악영향 커 / 소규모로 도보·대중교통 등 이용 / 한국어 능숙 현지인 가이드 동행 / 지역민 운영 식당·숙소 적극 활용 / “지출 비용 95% 현지인 소득 창출”

“공정여행이란 한마디로 ‘지속가능한 여행’을 뜻합니다. 각 지역의 여행지를 우리가 존중해야 할 공간으로 인식하고 여행자들뿐만 아니라 해당 지역 주민들까지 모두 긍정적 가치를 나눌 수 있는 여행을 만들어보자는 취지가 담겨 있습니다.”

사회적기업 트래블러스맵 변형석(48) 대표는 지난 16일 서울 은평구 은평구사회적경제허브센터에서 가진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대부분 관광업의 산업적 구조가 대자본 중심이다 보니 저개발 국가의 경우 관광으로 창출된 수익 대부분이 지역민들의 경제적 이익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며 “뿐만 아니라 무리한 관광으로 이들의 삶의 터전까지 훼손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금만 고민하면 자연과 지역민에게 도움되면서 동시에 여행자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여행이 가능하다”고 공정여행의 취지를 강조했다.

사회적기업 트래블러스맵 변형석 대표가 지난 16일 서울 은평구 은평구사회적경제허브센터에서 공정여행의 의미와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변 대표가 이끄는 사회적기업인 트래블러스맵은 공정여행이 다소 생소했던 2009년 탄생한 국내 1호 공정여행사다. 최근 이탈리아 베네치아, 페루 마추픽추 등 유명 관광지에 관광객이 몰리면서 환경파괴, 교통대란, 물가상승 등 지역민의 삶에 악영향을 주는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 문제로 인해 공정여행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변 대표는 제주도 역시 오버투어리즘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그는 “제주도에 관광객이 처음 몰려왔을 당시 주민들이 반겼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좋아지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며 “소득은 큰 변화가 없는데 월세, 임대료, 집값은 급등했다. 통상 여행을 가면 물 소비량도 평소의 1.5배 늘어나는데 섬에 사람이 몰려들다 보니 하수처리 시설도 처리할 수 있는 한계를 초과해 오·폐수를 바다에 흘려보내야 하는 실정”이라고 우려했다.

변 대표는 기존 대규모 패키지 여행이 가져온 폐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여행프로그램을 만들고자 고심했다. 그 결과 현재까지 국내지역 200여개, 해외 50개국 100여개 여행상품을 탄생시켰다. 변 대표가 만든 여행프로그램은 되도록 현지 관광가이드와 동행하도록 한다. 한국어에 능숙하면서 지역에 대한 정보가 풍부한 현지인의 안내를 받는 것이 좋다는 생각에서다. 또 지역민이 운영하는 식당, 숙소, 체험프로그램 등 지역 자본을 적극 활용해 지역의 소득 창출에 기여한다. 여행으로 인해 관광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최대 15명의 소규모 인원을 유지하고 대중교통, 자전거, 도보 이동 등 친환경 교통수단을 포함한다. 여행자들은 여행지에 한발 깊숙이 다가감으로써 대형 패키지 투어에서 알지 못했던 그 지역의 진정한 매력을 만끽할 수 있다고 변 대표는 설명이다.

변 대표는 트래블러스맵으로 첫발을 내딛기 전까지 여행업과 전혀 관련 없는 교육자였다. 서울시 대안학교 ‘하자센터’ 교사였던 변 대표는 아이들이 무엇인가를 하면서 배울 수 있는 형태의 대안학교를 만드는 게 꿈이었다. 그는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2009년 1월 여행 학교인 ‘로드스콜라’를 만들었다. 로드스콜라와 동시에 또 다른 팀을 꾸려 공정여행 상품 개발에 몰두했고, 이를 계기로 여행사 대표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트래블러스맵과 함께 했던 로드스콜라는 비영리 교육기관으로 2014년 독립했다.

실제 공정여행의 영향으로 변화하는 지역들이 생겨났다. 캄보디아의 한 마을은 관광수익을 공동으로 적립해 학교 화장실을 설치하고 도서관을 만들었다. 태국의 한 마을은 물탱크를 만들어 물을 끌어올리고 저장할 수 있게 됐다. 그는 “기존 패키지 투어가 현지에서 쓰는 돈의 20%가 지역에 남는다고 한다면, 공정여행은 거의 95%까지 지역경제에 이익을 돌려줄 수 있다”며 “저개발 국가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는 것이 공정여행이 가진 매력이자 힘이다. 이런 지역에서는 오버투어리즘 문제가 전혀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변 대표는 앞으로 공정여행의 확산을 이끌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관광지역의 주민, 사회적기업 등과 협력해서 단체관광 여행프로그램을 이용하지 않는 자유여행객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종의 ‘허브’ 공간을 만드는 게 목표다. 그는 “자유여행을 하고 싶은 사람들이 선뜻 도전하지 못하고 단체관광 여행을 선택하는 이유는 낯선 곳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해결하기 어렵다는 불안감 때문”이라며 “이런 불안감을 해소해 줄 수 있는 현지기반의 상품제공 및 서비스 공간을 만들고 싶다. 베트남을 시작으로 점차 다른 지역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남혜정 기자 hjn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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