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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기사의 ‘손 인사’…“동료애 표현 수단” vs “사고 날 수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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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동료 안전을 확인하는 의미였죠. 반가운 마음도 조금 있었고….”

 

1980년대 후반부터 10여년간 버스기사로 일했던 김모(65)씨는 동료들의 ‘손 인사’를 이렇게 추억했다. 그는 “요즘은 앞 뒤차와의 시간 간격이나 이상 여부를 기계로 쉽게 알지만, 그때는 그렇지 못했다”며 “맞은편에서 오는 동료를 보면 ‘운전 잘 하고 있네’라는 생각에 무척 반가웠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버스기사간의 친분 확인법’이라고도 불리지만, 손 인사의 정확한 기원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김씨처럼 오가다 마주친 동료에게 반가운 마음을 표시하고 싶어서라거나, 후배가 선배에게 안전을 신고하는 데서 손 인사가 시작됐을 거라는 추측 등이 쏟아진다.

 

손 인사를 보는 시각도 다양하다. 전방주시가 무엇보다 중요한 기사의 집중력을 흩뜨릴 수 있으므로 승객 안전을 위해 금지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는 반면 찰나의 인사가 마치 모든 승객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처럼 몰아간다며 이를 부정적으로 볼 일만은 아니라는 반론도 보인다.

 

◆‘손 인사’ 했다가 사고낸 기사 금고형…‘손 인사 금지령’ 내린 버스업체

 

지난해 울산지법은 동료 기사에게 손 인사 하던 중 사고를 낸 시외버스 기사 A씨에게 금고 10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2017년 울산의 한 도로를 달리던 중, 맞은편에서 오는 동료에게 손 인사를 하다 교차로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택시와 추돌하고 마주오던 시외버스까지 들이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사고로 1명이 숨지고 27명이 다쳤다.

 

법원은 “피고인은 승객 안전을 가장 우선해야 할 임무가 있는데도 반대 차로에서 오던 같은 회사 차량 운전자와 손 인사를 하는 바람에 피해차량과 충돌했다”며 “전방주시와 안전운행 원칙에 따랐다면 잘못을 피할 수 있었다. 과실 정도와 결과가 매우 중대하고 유족에게 용서받지 못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서울역버스환승센터를 지나는 버스들. 연합뉴스

 

시선을 분산시킨다는 이유로 기사들의 손 인사 금지령을 내린 업체도 있다. 서울의 한 버스업체는 지난해 사내에 붙인 공지문에서 “시속 60㎞로 운전한다면 1초에 약 17m를 움직인다”며 “손 인사는 잘못된 운행 관행이라는 점을 필히 명심해야 한다”고 잠깐의 방심이 초래할 수도 있을 사고 위험성을 강조했다. 손 인사 적발 시 엄중 처벌하겠다던 이 업체에 같은 방침을 유지 중인지 최근 물었더니 “그렇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손 인사는 할 수 있지 않나” vs “사고 나면 승객에게 큰 피해”

 

이렇듯 손 인사에 채찍 가하는 사례가 일부 있지만, 법률로 규정된 사안은 아니어서 손 인사를 둘러싼 기사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버스기사 B씨는 “(운전 중이라도) 손 인사 정도는 할 수 있지 않느냐. 대부분 안전의식이 투철해서 믿어도 된다”고 말했으며, C씨는 “동료애의 표현 수단이고, 잠시나마 주의 환기로 운전에 집중하게 한다”고 손 인사의 긍정적인 면을 강조했다.

 

반면, D씨는 “서울에서는 앞만 보고 가기에도 바쁘다”며 “만에 하나 사고라도 나면 승객들에게 피해가 간다”라고, E씨도 “일부 승객에게 ‘손 인사가 위험한 것 같다’는 말을 들은 후로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버스 차고지에서 만난 승객들 사이에서도 “손 인사 하는 기사님 보는 것도 버스 타기의 또 다른 재미”라거나 “한 손을 운전대에서 놓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등 다양한 생각이 쏟아졌다.

 

한편, 손 인사 금지령을 내린 업체의 노선 버스 한대에 올라 타 40분간 지켜본 결과, 해당 차량 기사는 맞은편에서 오는 동료에게 단 한 번도 손 인사를 건네지 않았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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