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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노소 모두 즐길 수 있는 스포츠로 부흥시키겠다” [세계초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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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7-16 21:09:57 수정 : 2019-07-16 21: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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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수 프로당구협회 초대 총재 / 프로 초기 단계… 2019년 시즌 8개 투어 완수 / 각 투어마다 다른 메이저스폰서 유치 / 사업 다각화 통해 수입 창출에 매진 / 한 시즌 30투어 계획… 당구 韓流 총력 / 선수들 부·명성 누리고 생업 가능해져 / 빌리어즈TV 인수로 중계 문제 해결 / 골프같이 하나의 큰 사업으로 키울 것 / 임기내 프로화 정착·대중화에도 온 힘

“아직은 프로화 초기 단계이므로, 올해는 우선 시즌 8개 투어를 완수하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올겨울쯤엔 조금 숨을 돌릴 수 있겠죠. 투어의 타이틀 스폰서를 맡을 기업을 만나 계약 단계까지 와 있으니, 그만하면 성공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PBA는 투어마다 다른 메이저 스폰서를 유치하는데, 한 시즌에 30개 투어를 열 계획입니다.”

한국에도 프로당구 시대가 열렸다. 생활체육 가운데 한 종목이던 당구가 하나의 일자리 스포츠가 된 것이다. 당구의 프로화는 야구·축구·농구·배구 등 4대 프로스포츠와 골프에 이어 여섯 번째다. 이는 프로당구협회(PBA)의 노력이 빚은 산물이다. PBA는 지난 5월 7일 ‘당구의 프로화’와 ‘당구 한류’를 기치로 내걸고 출범했다. 초대 총재는 프로농구 KBL 총재, 2014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원장 등을 역임한 김영수(77) 전 문화체육부 장관이 맡았다.

지난 11일 서울 송파 한국청소년문화연구소에서 만난 김 총재의 첫인상은 ‘열정’과 ‘의욕’이었다. 당구의 ‘프로화’라는 중책을 맡았음에도, 그에게선 걱정이나 근심이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얼굴에는 여유로운 미소만 가득했다. 이미 체육계에서 큰 역할을 해내며 두루 경험해 본 탓인지 걱정보다는 이후 해나갈 일에 대한 기대가 커보였다.

김 총재는 당구의 ‘대중화’까지 이끌어 내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젊은 사람들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스포츠로 부흥시키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는 시니어와 주니어 대회, 세대 간 통합 대회 등을 구상 중이다.

앞서 지난달 3일 경기 고양 엠블호텔 그랜드볼룸에서 당구 3쿠션 프로리그 ‘PBA 투어 파나소닉오픈’이 화려하게 치러졌다. ‘1000만 동호인’을 비롯한 한국 당구 마니아들의 염원이었던 프로당구 대회가 기대와 우려 속에 개최된 것인데, 대회는 성공적이었다. 지상파 MBC와 스포츠 전문 채널 SBS스포츠, 빌리어즈TV 등을 통해 중계됐다.

-문체부 장관과 KBL 총재 등 이력이 화려하다. 다시 현역으로, 그것도 PBA라는 신생 단체의 총재를 맡는다는 게 그리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것 같다.

“참 난감했었죠. 어떤 스포츠든 프로화 과정에는 기존 단체의 반대가 따른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더욱이 당구는 몇 차례 프로화를 시도했다가 실패한 바 있어 무엇보다 선수들의 의구심이 컸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미력이나마 제가 당구계의 신뢰를 회복해 프로당구를 출범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그것도 큰 보람이 될 것이라 생각했지요. 제 임기 내에 프로화를 정착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에서 인정받는 글로벌 프로당구 투어를 만들어 보자는 욕심을 갖게 됐습니다.”

-출범 한 달 뒤, 곧바로 PBA 투어가 시작됐다. 사전 준비가 탄탄했나.

“추진위원들과 스포츠마케팅 전문사 브라보 앤 뉴가 2년여에 걸쳐 시장을 분석하고 게임 운영을 준비해 왔어요. 그 덕에 첫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냈습니다. 흐뭇합니다. 앞으로 더 알찬 투어를 열어 가겠습니다.”

-PBA 투어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나.

“올해는 초년 시즌이기에 완벽한 그림은 아닙니다만 PBA 1부 투어를 8회, PBA 2부 격인 ‘PBA 드림투어’를 10회, 그리고 여자 LPBA를 8회 개최합니다. 남자의 경우 1부에 128명, 2부 드림투어에 346명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시즌 종료 후 승강제도 실행할 예정입니다. 특히 PBA 1부 시즌 마지막 대회는 상위랭커 32명만 출전해 총상금 4억원에 우승상금 3억원을 놓고 겨루는, 당구 역사에 유례없이 큰 규모의 대회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PBA 1차 개막전 투어는 파나소닉, 2차 투어는 신한금융투자가 후원할 만큼 업계 반응이 좋다.

 

“프로스포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스폰서 영입입니다. 개막전 파나소닉 오픈 대회를 통해 프로당구의 가능성을 인정하고, 노출과 광고 홍보 효과를 긍정적으로 판단해 주신 결과입니다. 결국 기업들이 프로당구 운영의 안정성에 대해 확신을 갖기 시작했다는 얘깁니다. 내년엔 더 많은 대회를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선수들 반응은 어떤가.

“무엇보다 투어의 지속성이 중요합니다. 몇 번 대회를 치르고 나면 없어지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이 있는 게 사실이니까요. PBA가 첫 투어를 보란 듯이 치러낸 점에 대해 선수들의 기대감 또한 더 커졌어요. 앞으로 당구 선수만으로도 생계가 가능하겠다는 생각에 많은 선수가 연습에 매진한다고 들었습니다. 당구인들이 직업으로서의 자부심을 갖게 되어 뿌듯합니다. 프로당구 출범의 긍정적인 효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PBA 1부 투어 개막전에 대한 자체 평가는.

“대회 운영면에서도 호평을 받았습니다. 기존 당구에서 볼 수 없었던 박진감 넘치는 경기력뿐만 아니라 새로운 프로스포츠 콘텐츠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한 대회이기도 했습니다. 다양한 중계 채널과 중계 시간을 확보한 PBA는 첫 대회에서 그 가능성과 역량을 확실히 보여주었습니다.”

김영수 프로당구협회 초대 총재는 당구의 ‘프로화’에 이어 ‘대중화’까지 조성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스포츠로 부흥시키기 위해 그는 시니어와 주니어 대회, 세대 간 통합 대회 등을 구상 중이다. 남정탁 기자

-PBA는 출범할 때부터 당구의 ‘프로화’를 명확히 선언했다.

“기존의 대한당구협회(KBF)와 세계캐롬연맹(UMB)은 아마추어 단체입니다. 프로기구로서는 PBA가 처음이죠. 기존 단체가 선수들의 명예를 중요시한다면 PBA는 선수들의 생계를 보장해줘야 합니다. 선수들이 땀 흘린 만큼 부와 명성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장을 만들어내겠다는 것이 PBA의 목표입니다.”

-PBA가 출범 당시 기존 단체에서 반발을 했다. 지금도 관계가 매끄럽지 않은 것 같다.

“프로와 아마가 손을 잡고 상생을 위해 노력해야겠지만 그렇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아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모든 종목이 그랬듯이 프로화에는 진통이 따릅니다. 다만 PBA가 올바른 길을 가고 더욱 성장해 나간다면 기존 아마추어에서도 저희를 긍정적으로 평가해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PBA는 열린 마음으로 상생을 위한 협의를 할 용의가 있으며 전 세계 당구인 모두가 힘을 합해 당구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이른바 ‘당구계의 대통합’을 위해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빌리어즈TV를 인수했다. 방송국까지 갖춘 이유가 있나.

“빌리어즈TV는 유일한 당구 전문 채널입니다. 프로스포츠는 미디어 노출이 중요한데, 이에 대한 보장이 없으면 제약사항이 많이 따르게 됩니다. PBA는 중계방송의 문제부터 먼저 해결하고 시작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PBA에서도 자체 수익이 있어야 한다. 모든 경기를 스폰서에게만 의지하기는 힘들 것 같다.

“상품화 사업, 국내외 중계권 판매사업, 공식 인증사업 등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미 시장조사와 관련 연구가 이뤄지고 있어요. 사업 다각화를 통해 수입 창출에 매진할 방침입니다.”

-PBA 1부 2차 투어에서는 규칙 변화가 있는가.

“좀 더 속도감이 느껴지는 운영을 위해 예선인 서바이벌 경기를 기존 전후반 100분에서 90분으로 축소하고 불필요한 휴식시간을 없애는 등 변화를 줄 겁니다.”

-PBA 이벤트 대회 준비는 어떤가.

“우선 선수들에게 약속한 PBA 투어, 드림투어, LPBA 투어부터 잘 치러야겠죠. PBA 투어가 안정된 후에는 정규 대회뿐만 아니라 초청컵 대회 또는 이벤트 대회도 진행할 예정입니다. 또한 포켓 등 종목을 다변화하는 시도도 병행해 나가겠습니다.”

-PBA의 미래 목표는 무엇인가.

“프로화를 통해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당구를 골프와 같은 하나의 큰 산업으로 성장시키고 싶습니다. 여러 차례 강조한 바와 같이 대한민국이 주도하는 최초의 글로벌 투어라는 슬로건에 맞도록 열과 성의를 다할 것입니다. ‘당구 한류’라는 말이 허황한 목표가 아니라는 것을 반드시 보여주고 싶습니다.”

정리=이복진 기자 bok@segye.com

 

대담=김신성 문화체육부장

 

김영수 프로당구협회 총재는 △1942년 인천 출생(77) △서울고 △서울대 법과 학사 △서울대 사법대학원 수료 △사법시험 5회 △서울지방검찰청 공안부장 △국가안전기획부 제1차장 △14대 국회의원 △김영삼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 △문화체육부 장관 △4·5대 KBL 총재 △3대 인천아시아경기대회조직위원회 조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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