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걸그룹 허니팝콘(유아, 모코, 나코, 루카, 사라)의 쇼케이스를 두고 노이즈마케팅(고의적인 구설수를 이용해 인지도를 높이는 마케팅 기법) 의혹이 일고 있다.
허니팝콘은 지난 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제일라아트홀에서 두 번째 앨범 '디에세오스타(De-aeseohsta)' 발매 기념 쇼케이스를 갖고 컴백을 알렸다. 최근 일본의 대 한국 수출 제한 조치 이후 반일 정서가 확산하는 분위기 속에 예정대로 이뤄진 컴백 무대라 더욱 관심을 받았다.
허니팝콘은 멤버 전원이 한국어가 능숙하지 않은 일본인으로 이뤄진 걸그룹이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일본인 가수의 퇴출 요구에 자제 목소리까지 나올 만큼 한일 관계가 악화하는 상황이라 이들의 컴백을 바라보는 시선 역시 우호적이지 않을 거란 전망이 나왔다.
◆반일 기류 속 쇼케이스 강행? “예정된 일정일 뿐”
허니팝콘은 부정적인 국내 여론을 알고도 일정 취소나 연기 없이 쇼케이스를 감행하며 '정면 돌파'를 택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부정적인 이슈를 노린 노이즈마케팅 아니냐는 일각의 시선도 존재한다.
이와 관련해 허니팝콘 측은 "예정된 일정이라 쇼케이스를 진행한 것일 뿐 노이즈마케팅을 노린 것은 전혀 아니다"라며 "공교롭게 쇼케이스를 앞두고 반일 이슈가 터진 것"이라고 밝혔다.

허니팝콘은 지난해 3월 데뷔와 함께 진행하려고 했던 쇼케이스를 '사정상' 이유를 들어 돌연 취소하고 예정된 시기보다 늦춰 진행했다. 멤버 미카이 유아를 비롯한 당시 두 명의 또 다른 멤버가 AV(성인비디오)배우로 활동했다는 점에서 이를 불편해하는 국내 정서를 고려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당시 논란의 당사자인 유아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쇼케이스 취소 소식을 전하며 "한국에서 데뷔하는 것에 대해 좋게 생각하지 않는 분들도 계실 거라는 것 잘 알고 있다"며 "제가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부분부터 조금씩 활동할 수 있게 기회를 주신다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글을 남겨 이런 추측에 힘이 실렸다.

실제 AV배우 출신 멤버로 구성된 허니팝콘를 향한 국내의 거부감은 상당히 거셌다. 이들의 데뷔를 앞두고 '허니팝콘 데뷔 반대' 국민청원이 올라오는 등 예상치 못한 역풍을 맞으면서 허니팝콘은 활동을 거의 하지 못했고, 이듬해 AV배우 대신 아이돌 연습생을 추가해 3인조에서 5인조 걸그룹으로 재편성됐다.
◆논란? 홍보? 이번에도 AV배우 이력은 '뜨거운 감자'
멤버 변경으로 변화를 도모했지만, 여전히 AV배우 활동 이력을 가진 멤버가 속한 걸그룹이라는 점에서 허니팝콘을 향한 여론이 곱지만은 않다. 여기에 한일 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닫는, 미묘한 시기 컴백을 감행한 것을 두고 무리수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정적인 관심을 끌기 위한 목적 아니냐는 의혹도 일었다.
허니팝콘의 리더이자 센터를 담당한 미카이 유아는 일본에서 AV 배우로 활동한 이력으로 데뷔 때부터 논란이 된 바 있다. 이번 두 번째 앨범 발표를 두고도 유아의 AV배우 이력과 관련한 질문이 빠지지 않고 등장하며 다수 언론의 기사 타이틀을 장식했다.
유아는 키토 모모나라는 이름으로 일본 걸그룹 SKE48에서 활동하다가 지난 2015년 AV 배우로 전향했다. 유아는 자신의 이력 등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AV배우가 한국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직업이라는 걸 알지만, 프라이드를 갖고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며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K팝을 좋아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데뷔 제안을 받았을 때 도전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국내 반일정서 상황과 맞물린 컴백 시점에 AV배우 출신 유아를 포함한 멤버 구성으로 논란의 소지를 안고 선보인 컴백 쇼케이스라는 점에서 허니팝콘이 부정적인 이슈 몰이를 의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올 만하다.
이에 허니팝콘 측 관계자는 "그동안 유아가 AV배우라는 사실을 공공연하게 밝혀왔다"면서 "그는 K팝을 사랑하고 K팝스타의 꿈을 갖고 있다. 이번 앨범 또한 그런 순수한 의미로 나온 것일 뿐, 노이즈마케팅 등 이슈화를 노린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밝혔다.
허니팝콘은 쇼케이스에서 "한국 활동이 일본 활동에 자극이 되고 배울 점이 많다"며 "일본에서는 인정받고 좋게 봐주시는 분들이 많지만 한국에서는 그렇지 않다. 앞으로 열심히 할 테니 예쁘게 봐주시면 좋겠다"라고 한국 활동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관계자에 따르면 허니팝콘은 컴백 쇼케이스 이후 별다른 한국 활동 없이 일본으로 돌아갈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활동에 유보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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