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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총장 되면… '9년째' 서울法大 79학번 전성시대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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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7-08 14:28:35 수정 : 2019-07-09 10:4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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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한 언론, "서울대 법대 79학번 전성시대" 보도 / 79학번 검사들, 진작 퇴직하고 윤석열 한 사람만 남아 / 2006년 수사 검사와 영장 판사로 만난 윤석열·이종석 / 동창 검사가 청구한 영장 기각하며 "친구야, 미안해!"

‘법조계, 서울대 법대 79학번 시대 열렸다.’

 

지금으로부터 거의 8년 전인 2011년 8월5일 어느 중앙일간지 사회면에 실린 기사 제목이다. 기사는 “검찰 등 법조계의 ‘서울대 법대 79학번들’이 주목받고 있다”며 “대학 동기인 이들이 사법연수원 15기에서 24기까지 10개 기수에 걸쳐 검찰 선후배를 이루며 요직을 두루 차지하면서 광범위한 인맥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를 마친 뒤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대 법대 79학번인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8일 국회 인사청문회장에 섰다. 검찰총장은 임명에 국회 동의가 필요하지 않아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와 상관없이 윤 후보자의 취임은 확실해 보인다.

 

법조계 일각에선 “진짜 서울대 법대 79학번 전성시대가 열리는 셈”이란 반응과 함께 “그럼 서울대 법대 79학번의 전성시대만 벌써 9년째 이어지고 있는 것이냐”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79학번 검사들, 진작 퇴직하고 윤 후보자 혼자 남아

 

위에 소개한 기사가 보도된 2011년은 이명박정부 시절로 당시 윤 후보자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2과장이었다. 대검 과장이면 일선 지방검찰청의 부장검사급이다.

 

중수부가 저축은행 비리 사건을 집중적으로 수사하던 때라 수사팀 전력의 핵심인 윤 후보자의 이름과 얼굴 사진이 심심찮게 언론에 등장했었다.

 

79학번이지만 대학 졸업 후 한참 지난 1991년에야 사법시험에 합격한 윤 후보자는 동창들보다 출발이 많이 늦었다. 하지만 문재인정부 출범 후 대전고검 검사에서 일약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승진하는 ‘파격 인사’의 주인공이 되면서 대학 동창 말고 사법연수원 동기(23기) 중에서는 선두주자로 부상했다.

 

실제로 서울대 법대 79학번 출신 검사들은 거의 대부분 퇴직했다. 남기춘(15기) 전 서울서부지검장, 석동현(15기) 전 부산지검장, 공상훈(19기) 전 인천지검장 등이 대표적이다.

 

부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대학 동창들은 벌써 총장, 검사장까지 다 지내고 변호사가 돼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데 늦게 시작한 윤 후보자만 혼자 남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검경 수사권 조정 등 문재인정부의 검찰 개혁안과 외롭게 씨름을 하고 있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동창 검사가 청구한 영장 기각 후 "친구야, 미안해!"

 

윤 후보자의 서울대 법대 79학번 동창 법조인 중 특히 눈길을 끄는 인물이 2명 있다. 먼저 검사 출신으로 이완규(23기) 전 부천지청장을 빼놓을 수 없다.

 

이 전 지청장은 사법시험은 윤 후보자보다 한 해 먼저 합격했으나 사법연수원 입소가 늦어 윤 후보자와 23기 동기생이 되었다. 윤 후보자가 대검 중수부 과장이던 2011년 이 전 지청장은 대검 형사부 과장이었다.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의 서울대 법대 79학번 동창인 이완규 전 부천지청장(왼쪽)과 이종석 헌법재판관. 세계일보 자료사진

대학 졸업 후 한참 뒤에 ‘늦깎이’로 검사가 된 점은 비슷하나 둘의 운명은 문재인정부 들어 완전히 엇갈렸다. 윤 후보자가 서울중앙지검장, 검찰총장 후보자 등으로 승승장구한 반면 이 전 지청장은 2017년 검사장 승진에 실패하고 검찰을 떠났다.

 

이 전 지청장은 2003년 노무현 당시 대통령이 주재한 ‘검사와의 대화’에 출연해 참여정부의 검찰 인사를 강도높게 비판했는데, 그로 인해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지금의 문 대통령과 ‘악연’이 되었다는 분석이 많다.

 

판사 출신으로는 이종석(15기) 헌법재판관을 꼽을 수 있다. 두 사람은 비록 판사와 검사로 직종은 다르지만 서울대 법대 79학번 동창으로 법조계 입문 후에도 오랫동안 친구로 지냈다.

 

그 때문에 2006년 당시 대검 중수부 검사로 일하던 윤 후보자가 청구한 구속영장을 당시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이던 이 재판관이 기각한 일은 법조계에서 큰 화제가 됐다. 이 재판관은 당시 언론에 “친구는 친구고 일은 일이라 어쩔 수가 없다”며 “영장을 기각한 뒤 윤 검사에게 전화로 ‘미안하다’는 마음을 전했다”고 밝혔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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