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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전문가도 “WTO 협정 위반” 아베의 무리수 비판

입력 : 2019-07-03 19:14:43 수정 : 2019-07-03 19: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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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나가 와세다대 교수 쓴소리 / “다른 나라 정책 변경 압박하려 / 미국처럼 무역조치 이용 유감 / ‘최혜국 대우’ 원칙에도 어긋나 / 안보상 예외 규정 남용 안 돼 / 日 표방한 ‘공정무역’에도 위배”

일본의 국제경제법 전문가인 후쿠나가 유카(福永有夏·사진) 와세다(早稻田)대 교수는 3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 정부의 이번 조치로 실제 한국에 대한 수출 물량이 제한될 경우 세계무역기구(WTO) 협정 위반이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다음은 신문과의 일문일답.

-일본 정부의 대응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다른 나라에 정책 변경을 압박하는 수단으로서 무역조치를 사용하는 것은 미국과 같다. 비판해야 할 처지인 일본이 비슷한 일을 한 것은 유감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오전 인텍스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공식환영식에서 의장국인 일본 아베 신조 총리와 악수한 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 WTO에 제소할 태세다. 일본은 국제 룰인 관세무역일반협정(GATT)에서 보면 문제가 없나.

“WTO 협정의 기본원칙의 하나는 회원국을 대상으로 관세 등에 따르지 않는 수출입 수량의 제한을 금지하는 것이다.(GATT 제11조). 이번처럼 수출 허가 절차를 엄격히 하는 것만으로는 당장 11조에 위반한다고는 말할 수 없다. 다만 신청해도 수출 허가가 나오지 않는 사태에 의해 수출이 실제로 제한된다면 위반이 될 수 있다.

WTO 협정의 또 하나의 기본원칙은 ‘최혜국 대우(MFN)’(1조)다. 어떤 회원국에 대한 가장 유리한 조치는 다른 모든 회원국에도 줘야 한다. 실제로 수출이 제한되지 않더라도 다른 WTO 회원국에 대한 수출은 간략한 절차로 끝나는데 한국에 번잡한 절차를 요구하면 MFN 원칙 위반으로 간주될 가능성을 부정할 수 없다.”

-일본 정부가 WTO 협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무역 제한은 안전보장상 필요하면 예외조치로서 정당화된다(21조). 일본은 안보상의 예외로 정당화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다만 21조는 안보를 명목으로 한 조치를 자유롭게 하라는 ‘프리핸드(Free Hand·자유재량)’를 주는 것은 아니다. 정해진 조건에 따라 조치를 발동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금은 안보상의 예외규정을 남용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 미국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일본은 남용을 감시하는 역할을 해야 하고 발동에 신중히 해야 한다.

현시점에서 WTO 협정에 위반하거나 21조의 예외조치로서 정당화될 수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아주 그레이(Gray·회색)다. 무엇보다 정책 실현을 위해 무역조치를 이용한다는 것은 일본이 지금까지 표방하고 보호주의가 만연한 국제경제 질서에서 일본이 주도해야 할 ‘공정하고 무차별적인 무역’이나 ‘다각(多角)주의’의 정신에 맞지 않는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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