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트럼프, 29일 ‘만남’ 제안→北 신속한 화답→비건, 한밤 北접촉 [남북미 정상, 첫 판문점 만남]

관련이슈 정상회담

입력 : 2019-06-30 23:00:00 수정 : 2019-06-30 22:36:36

인쇄 메일 url 공유 - +

‘北·美 정상 재회’ 막전막후 / 트럼프, 하루전 ‘번개’ 깜짝 트윗 / 北, 5시간 뒤 “의미있는 계기” 호응 / 비건, 청와대 만찬에 참석 않고 / 극비 판문점行… 양정상 만남 조율 / 美, 北서 당일 새벽 공식답변 받아 / 트럼프, 즉흥적인 제안 강조 불구 / 美전문지 “기획된 이벤트 가능성”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0일 오후 북·미 정상 회동이 끝난 뒤 판문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포옹하고 있다. 판문점=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30일 판문점 ‘깜짝 만남’은 속전속결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동 하루 전 ‘번개 만남’을 제안하자 김 위원장이 이에 적극 호응하면서 성사된 것이다. 두 정상 만남의 가교 역할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북한 측 실무진이 담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건 대표 - 北 실무진 늦은 밤 접촉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첫날인 29일 저녁 청와대 만찬에 참석할 예정이었던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 등 실무진이 만찬장에 나타나지 않으면서 갑작스러운 북·미 판문점 만남을 위한 의전·경호·통신·생중계 등 협의에 분주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날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비건 대표는 전날 밤 판문점에서 북측과 극비 회동해 양국 정상의 만남을 조율했다. 미국은 유엔사·북한군 간의 직통전화로 ‘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을 위한 실무접촉을 제안했고, 북측이 이에 즉각 호응하면서 준비가 본격화됐다.

미국은 전날 밤늦게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북측 인사를 만나 북측에 자신들이 구상한 시나리오를 설명하고,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협의를 했다. 비건 대표와 만난 북측 인사의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다. 비건 대표는 이 자리에서 두 정상 만남을 공식 제안하는 문서를 건넸다.

미국이 북측으로부터 ‘북·미 정상 만남’에 대한 공식 답변을 받은 건 이날 새벽인 것으로 확인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뒤 회견에서 “(DMZ 회동 제안에) 김 위원장에게서도 바로 반응이 왔다”고 말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군사분계선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판문점 만남, 美 참모진도 허 찔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기간 판문점에서 남·북·미 정상 3자 회동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일부 외신과 한·미 양국 외교가에서 흘러나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백악관 출입기자들에게 김 위원장과 만날 계획이 없다고 부인한 바 있다.

이 때문에 “한국에 있는 동안 김 위원장이 이 글을 본다면, 나는 DMZ(비무장지대)에서 그를 만나 손을 잡고 인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날 오전 7시51분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글이 일으킨 파장은 대단히 컸다.

외신들은 그의 ‘깜짝 트윗’을 인용해 북·미 정상이 사상 최초로 한반도에서 만날 가능성을 본격적으로 짚기 시작했다. 뉴욕타임스는 DMZ 회동 제안에 트럼프 대통령 참모들도 허를 찔렸다고 보도했다. CNN도 “미 정부 주요 관리들이 트럼프의 트윗을 보고 회동 제안 사실을 알았다”며 이번 제안이 즉흥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손 맞잡은 북·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오후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 회담장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판문점=연합뉴스

북한의 반응은 오후 1시6분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 형식으로 나왔다. 최 부상이 “양국 관계 진전에서 또 하나의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화답하면서 두 정상의 역사적 만남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반면 미국 정치전문지 더 힐은 이번 만남이 미리 기획된 이벤트일 가능성을 29일 제기했다. 지난 24일 트럼프 대통령 인터뷰에서 기자가 ‘김 위원장이 만나자고 하면 만날 것인가’라고 묻자 “그렇다. 그럴 수 있을 것”이라는 답변이 돌아왔었다는 설명이다. 더 힐은 당시에는 백악관 요청으로 이를 보도하지 않았다면서 24일 트럼프 대통령 머릿속에 이미 북·미 정상 간 DMZ 만남 구상이 들어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방한 직전에도 이번 만남에 대해 “오늘 아침에 생각한 것”이라며 즉흥 제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유태영 기자 ku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차주영 '완벽한 비율'
  • 차주영 '완벽한 비율'
  • 샤오팅 '완벽한 미모'
  • 이성경 '심쿵'
  • 전지현 '매력적인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