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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전문투자자 제도 완화… 개인 공매도 투자비중 점점 커져

입력 : 2019-07-01 04:03:09 수정 : 2019-07-01 04: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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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투자 활성화 될까 / 유통채널 한계로 ‘가진자’ 전유물 인식 / 6월 하루평균 공매도 거래대금 5375억 / 최종구 “개인 공매도 투자 문턱 낮출 것” / 1분기 개인 비율 1.3%… 2018년 2배 이상 / 증권사도 개인 투자 유치 위해 상품 개발 / “주식대차 서비스로 양방향 롱숏매매”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가가 연일 하락세다. 주식 투자자 대다수는 울상만 짓고 있다. 하지만 일부 투자자는 주가 하락 속에서도 ‘공매도’를 활용,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있다. 3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의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실제로 주가가 내려가면 싼값에 다시 사들여 빌린 주식을 갚아 차익을 남긴다. 결국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기법이다.

 

◆미움받는 공매도… 그 이유는

공매도는 항상 뜨거운 감자였다. 개인 투자자들은 공매도를 ‘절대 악’으로 규정한다. 공매도가 미움을 받은 이유는 유통 채널의 한계에 있다.

그동안 개인 투자자가 공매도에 투자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했다. 공매도를 하려면 주식을 빌릴 수 있어야 한다. 가진 자본이 적고 유통 채널이 제한적인 개인 투자자는 주식빌리기(대주)가 사실상 불가능했다. 따라서 공매도는 철저히 기관과 외국인투자자 같은 ‘가진 자’의 전유물이었다. 개인 투자자의 반감이 클 수밖에 없다.

특히 ‘무차입 공매도’는 공매도의 패악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는 게 개인투자자들의 불만이다. 무차입 공매도란 주식을 빌리는 과정을 생략하는 것으로, 위조지폐 발행이나 다름없는 공매도를 뜻한다. 비현실적인 현상 같지만 골드만삭스 같은 세계적인 금융사에서 무차입 공매도를 벌이다가 올해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과태료를 부과당하는 등 심심찮게 벌어지는 일이다.

공매도는 국내 증시에서 점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도 점차 공매도에 가세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월 하루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을 포함해서 537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보다 37.1%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10월 6336억원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다.

투자자별로는 외국인의 하루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이 3313억원으로 61.6%를 차지했다. 기관은 2015억원으로 37.5%에 달했다. 개인 공매도 투자자는 46억원으로 0.9%로 나타났다.

◆개인의 공매도 투자 가능할까?

전 세계적인 금융강국인 미국은 대형 증권사들을 주축으로 개인 투자자들로부터 일정 수수료를 받고 공매도 관련 대주 서비스를 제공한다. 일본의 경우 일본증권금융이 대규모 주식 물량을 가지고 있어 개인의 공매도 거래를 가능하게 한다. 일본의 전체 공매도 거래량 중 개인 투자자 비중이 6∼7%일 정도로 높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개인의 공매도 투자는 쉽지가 않다.

지난해 10월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개인의 공매도 문턱을 낮추겠다”고 말하는 등 금융당국이 개인 공매도 원활화 정책을 내세우면서 조금씩 개인투자자들이 공매도 시장에 몰리고 있다.

올해 1분기 국내 증시에서 공매도 거래 개인투자자 비율은 1.3%로 비중은 미미하나, 지난해 동기(0.55%)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공매도를 ‘절대 악’으로 여기던 개인투자자를 공매도 참여로 이끌어서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고 증권시장 유동성을 도모하는 모양새다.

여기에 정부의 전문투자자 제도 완화도 공매도 활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전문투자자는 개인투자자에 비해 비교적 간소한 절차를 걸쳐 주식을 빌릴 수 있기 때문에 공매도의 큰 축으로 자리매김한다.

현재는 자산 10억원, 금융자산 5억원, 연소득 1억원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전문투자자가 될 수 있다. 앞으로 전문투자자 요건이 금융상품 잔액 5000만원, 부부합산 소득 1억5000만원 혹은 재산 5억원 이상으로 완화될 전망이다.

회계사·변호사·변리사·세무사·감정평가사 자격증 보유자는 조건 없이 전문투자자가 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현재 2000여명인 전문투자자는 39만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전문투자자의 증가로 개인 투자자들에게 정보와 투자 채널의 확대 가능성이 예상되면서 개인 공매도 투자 역시 비중이 커질 전망이다.

◆증권사들도 공매도 개인투자자 적극 영입

증권사들도 공매도 개인투자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핀테크 전문기업 디렉셔널과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개인투자자 간 주식 대차 서비스’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 서비스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개인투자자들이 직접 주식을 대여하고 차입할 수 있도록 한다. 그동안 주식을 대여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했던 개인투자자의 니즈를 파악한 셈이다.

이 서비스를 통해 주식을 빌려주려면 먼저 △주식계좌를 만들고 △디렉셔널에 가입하여 △자신이 보유한 주식 종목과 잔액을 확인하고 △호가창에 대여 조건을 입력하면 된다. 거래가 체결되면 그날부터 대여이자가 들어온다.

반대로 주식을 차입하려면 마찬가지로 △주식계좌를 만들고 △디렉셔널에 가입하여 △호가창에 차입 조건을 입력한다. 거래가 체결되면 즉시 주식계좌에 차입한 주식이 입고되고 매도를 하면 가능하다.

정지원 디렉셔널 대표는 “개인투자자는 대여 측면에서 자신의 보유 주식을 대여해줌으로써 공정한 보상을 받게 되고, 차입 측면에서 원하는 주식을 차입해서 공매도함으로써 양방향 투자가 일어나게끔 하는 것”이라며 “그동안 주식대차 플랫폼이 개인투자자에게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지적이 있었는데 이러한 금융의 불균형을 바로잡고자 첫 주식대차 서비스를 단행해 양방향 롱숏매매의 가능성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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