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달 24일로 종료되는 문무일 검찰총장을 이을 차기 후보자로 4명이 뽑혔다.
검찰총장 후보 추천위원회(위원장 정상명 전 검찰총장)는 13일 김오수(56·사법연수원 20기) 법무부 차관과 봉욱(54·〃 19기) 대검 차장검사, 윤석열(59·〃 23기) 서울중앙지검장, 이금로(54〃 ·20기) 수원고검장을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지목했다.
정 전 검찰총장 등 9명으로 꾸려진 추천위는 이날 오후 2시 정부과천청사에서 회의를 열어 각계에서 천거된 후보군을 대상으로 검증 작업을 벌인 끝에 이같이 결정했다.
아울러 박상기 법무부 장관에게 추천했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달 10일 추천위를 꾸리고, 13∼20일 각종 단체와 개인으로부터 후보 10여명을 천거 받았다.
이들 중 인사 검증에 동의한 8명을 상대로 재산과 병역 및 납세 이행 등을 검증해왔다.
검찰의 조직 안정을 가져올 수 있는 지도력과 수사·지휘 역량, 조직 안팎의 신망 등도 두루 감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검찰 상층부가 반발 움직임을 보이는 만큼서 검찰 개혁을 균형감 있게 이끌 자질도 중요한 고려 요소로 부각됐다.
추천위 측은 “대상자들의 능력과 인품, 도덕성, 청렴성, 민주적이고 수평적 리더십, 검찰 내·외부의 신망, 검찰 개혁에 대한 의지 등 검찰총장으로서 적격성 여부에 대해 심사했다”고 설명했다.
전남 영광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김 차관은 지난해에는 금융감독원장 하마평에 오를 정도로 문재인 정부의 신뢰가 두텁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과 서울고검 형사부장, 대검 과학수사부장, 서울북부지검장, 법무연수원장 등의 보직을 거쳤다.
서울 출신인 봉 차장은 서울대 법대 재학 중이던 1987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93년 서울지검 검사로 임관했다.
이후 정책 기획과 검찰 행정, 특별수사, 공안 업무까지 두루 경험했으며 국내 검사 최초로 미국 예일대 로스쿨 방문학자로 연수한 경험을 살려 책을 펴내기도 했다.
검찰 내 대표적 기획통으로 꼽히는 봉 차장은 원만한 대인관계를 자랑, 수사권 조정 등 현안을 잡음 없이 해결할 것이란 평가를 받는다.
서울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윤 지검장은 검찰 내 대표적인 특수통이자 선이 굵은 강골 검사로 꼽혀왔다.
검찰 조직 내 리더십을 인정받지만 동시에 검찰 개혁에도 힘을 쓸 수 있는 인물이라는 평을 듣는다.
문 총장보다 다섯 기수나 아래란 점이 부담이지만, 앞서 청와대는 차장급이던 윤 지검장을 검사장으로 파격 발탁한 바 있다.
그간 국정 농단 등 적폐 청산 수사를 주도해 오며 청와대의 신뢰를 쌓았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2013년 댓글 사건을 수사하다 검찰 지휘부에 항명하고, 그해 10월 국정감사장에서 외압을 폭로했던 전력도 있다.
충북 증평 출신의 이 고검장은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뒤 1994년 서울지검 동부지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대검 중수부 수사 기획관과 서울중앙지검 2차장, 대검 기획조정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뒤 문재인 정부에서 첫 법무부 차관을 지냈다.
원만하고 합리적인 성품으로 검찰·법무조직의 신망이 두터운 편이고, 법무부와 대검, 일선 검찰청, 국회에 이르는 폭넓은 경험을 바탕으로 균형 잡힌 시각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 장관이 추천위가 선정한 후보자 4명 중 1명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하고, 문 대통령이 제청자를 지명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하면 이번 정부의 두번째 검찰 수장이 탄생한다.
박 장관은 문 대통령의 유럽 3개국 순방이 끝난 오는 16~17일쯤 제청권을 행사할 것으로 관측된다.
청와대는 이르면 오는 18일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임명제청안을 의결한 뒤 청문 요청서를 국회에 보낼 것으로 보인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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