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의 비전은 ‘사회적 대기업’이 되는 거예요. 기업들은 소명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잖아요. 저희가 이 회사를 세운 목적, 즉 소명은 ‘좋은 일자리’들을 많이 만드는 거예요.”
교육부 미래교육위원회의 ‘나우미래’ 영상 시리즈 3회 주인공인 사회적 기업 ㈜두손컴퍼니의 박찬재(31·사진) 대표는 자신의 포부를 이같이 설명했다.

‘나와 우리의 미래, 지금(Now) 그리고 미래’라는 뜻의 나우미래는 교육부 미래교육위가 지난달부터 유튜브 채널 교육부TV에 순차적으로 올리고 있는 영상 시리즈다. 미래교육위는 위원들의 살아온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 시리즈를 통해 앞으로 맞이할 미래와 미래가 필요로 하는 인재, 꿈과 희망 등을 함께 생각해보자고 제안한다. 유튜브에 ‘교육부 나우미래’를 검색하면 재생목록을 볼 수 있다.
◆실패 딛고 매출 24억원 회사로 성장시켜
지금은 물류업체지만 두손컴퍼니는 원래 취약계층을 고용해 옷걸이를 만드는 제조업 회사로 출발했다. 아직도 30대 초반이지만 사업을 시작한 2012년 당시 24살이었던 박 대표에게 사회적 기업을 일구어 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는 “인턴으로 왔던 후배가 매일 양복을 입고 오더라”며 “그 친구에겐 첫 직장이고 어떤 바람을 가지고 출근했을텐데 매출이 없어 너무 미안했다”고 털어놨다.
하루는 새벽 4시 반에 잠에서 깨 기도를 하기도 했다고 한다. 박 대표는 “등록금으로 쓰려고 모아두었던 돈을 털어서 옷걸이 샘플을 6000개 정도 만들어 대기업 마케팅팀 담당자들의 출퇴근 길에 옷걸이를 나눠주기 시작했다”며 “경비원한테 쫓겨나도 다시 가서 나눠주고 소변기 위에 올려놓기도 했는데 한 마케팅 담당자가 1억원 정도 수주를 해줘서 회사가 기사회생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주로 온라인으로 제품을 판매하던 박 대표는 두손컴퍼니뿐만 아니라 다른 소규모 기업들 대부분이 물류로 어려움을 겪는다는 걸 깨닫고 2015년부터 사무실 앞에 있는 18평짜리 공간을 임대해서 물류업을 시작했다. 박 대표는 “소규모 업체들의 물류를 모아서 한꺼번에 하면 비용도 절감되고 특화된 서비스를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현재는 매출 24억원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좋은 일자리 창출·기부하는 회사가 목표
박 대표는 ‘어떻게 하면 일자리를 만들 수 있을까’란 고민으로 사회적 기업을 만들게 됐다고 한다. 그는 “영국에서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펴낸 잡지 ‘빅이슈’의 사례를 보고 감명을 받았다”며 “빅이슈의 비즈니스 모델처럼 하면 우리가 일자리를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에 ‘우리도 할 수 있겠다’ 싶어서 혈기왕성하게 사업을 시작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적 기업들이 ‘비영리단체’가 아니라 결국은 기업이라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박 대표는 “사회적 기업도 차별화된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며 “다만 단순히 돈만 벌기 위해 하는 게 아니라, 더 좋은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두손컴퍼니는 취약계층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시작된 회사지만 지금은 노숙인을 따로 채용하지 않는다. 박 대표는 그 이유에 대해 “복지기관과 연계 채용을 하고 있고, 특정 계층 이름을 붙인다는 사실 자체가 차별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히려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와 다양한 구성원들이 모이는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기부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사회와 기업이 상호호혜적 관계라고 강조했다. 그는 “처음엔 나는 주체고 사회문제는 객체라고 생각해서 해결해야 하는 대상으로 봤다면 지금은 외려 사회에서 우리가 도움을 받고 있는 존재라고 생각한다”며 “회사의 성장이 곧 사회문제 해결과 직계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에서도 사회적 기업으로 시작해서 대기업이 되는 사례로 남고 싶다”고 부연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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