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가 남긴 ‘미완의 역작’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이 마침내 공식 건축 허가를 받았다. 1882년 주춧돌이 놓인 지 137년 만이다. 성당은 가우디 사망 100주기인 2026년에 맞춰 완공될 전망이다.

9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스페인 바르셀로나시는 지난 7일 이 성당에 대해 2026년까지 유효한 건축 허가증을 발부했다. 성당 측은 이 기간 충분히 중앙 탑 공사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성당이 완공되면 높이 172.5m로 유럽에서 가장 높은 종교 건축물이 될 전망이다.
‘성(聖) 가족(예수 그리스도, 성모 마리아, 요셉)’이라는 뜻을 가진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매년 450만명이 입장하는 관광 명소다. 옥수수 모양의 첨탑 등 웅장한 자태를 성당 밖에서 관람하는 이들은 매년 20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바르셀로나 시당국은 추산한다.
가우디가 스승의 뒤를 이어받아 새로 설계하고 사망하기 전까지 40여년간 작업에 몰두한 이 성당이 지금껏 건축 허가 없이 지어지고 있었던 이유는 분명하지 않다고 영국 BBC방송은 전했다. 바르셀로나시는 건축 허가 신청이 접수된 것은 1985년이지만 당국이 이를 승인했는지 거부했는지를 보여주는 기록은 남아 있지 않다고 밝혔다.
성당의 남은 부분은 가우디가 남긴 석고 모형과 설계도 사본을 토대로 건축이 진행된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그간 스페인 내전과 제2차 세계대전 등의 영향으로 공사가 중단된 적이 있었으며, 설계도 원본도 1930년대에 불에 타 소실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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