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비판’ 버핏, 가상화폐 창업자와 점심

‘트론’ 개발한 쑨, 54억에 낙찰 / “이해·지식 교환의 기회될 것”

“비트코인은 도박”이라고 규정했던 억만장자 워런 버핏(88)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가상화폐 창업자와 점심을 먹게 됐다.

워렌 버핏(왼쪽), 저스틴 쑨

3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올해로 20번째를 맞는 ‘버핏과의 점심’ 자선 경매에서 가상화폐 트론(TRON)을 설립한 중국인 저스틴 쑨(28)이 낙찰됐다.

그가 제시한 입찰액은 456만7888달러(약 54억원)로 자선 경매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쑨은 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 유학하는 중에도 학비와 생활비를 ‘비트코인’에 투자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졸업 후에는 실리콘밸리 소재 가상화폐 업체 ‘리플랩스’에서 근무하다 2017년 트론을 창업했다.

쑨은 4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워런 버핏과의 만남은 서로에 대한 이해와 지식 교환의 기회가 될 것”이라며 기대를 나타냈다. 그는 외신을 통해서도 “버핏에게 블록체인의 가능성에 대해 얘기할 것”이고 “투자에 대한 조언을 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대 7명의 일행을 데려갈 수 있는 점심 자리에 쑨은 업계 관계자들을 초대하겠다고 밝혔다.

버핏도 즉각 반응했다. 그는 “쑨이 경매에서 이겼고 그와 그의 친구들을 만나기를 고대한다”며 “우리는 좋은 시간을 보낼 것이고 글라이드(자선 재단)는 그의 공헌을 수천명의 사람들을 돕는 데 사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상화폐 회의주의자’로 알려진 버핏이 쑨과 어떤 대화를 나눌지도 관심사다.

버핏은 지난해 미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가상화폐를 ‘쥐약’, ‘도박장치’라고 비판했다. 지난달 버크셔해서웨이 주주총회장에서도 “가상화폐가 아무것도 생산해내지 못한다”며 부정적인 시각을 재차 드러냈다.

이종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