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당국이 서유럽 최고봉인 ‘몽블랑’의 등반객 과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반을 제한하는 조치를 내놓았다.
2일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몽블랑을 관할하는 프랑스 오트사부아 당국이 지난달 31일 몽블랑에 위치한 세 곳의 산장 중 한 곳에 숙소를 예약하지 않으면 등반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등반객이 이를 지키지 않고 등반 루트에서 불법으로 캠핑하다 적발되면 징역 2년에 처해지거나 30만유로(약 4억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지난 1일부터 시작된 이 조치는 여름 등반 시즌이 종료되는 9월 말까지 적용된다. 당국이 이같이 강력 대응에 나선 것은 최근 세계적으로 유명한 산에 등반객이 과도하게 몰리면서 사망사고 등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유럽 최고봉(4808m)인 몽블랑에는 매년 2만5000여명의 산악인이 찾다보니 안전과 환경 훼손 문제가 뒤따랐다. 지난해 여름 등반 시즌 중에만 15명의 등산객이 사망한 데 이어 등반객이 버리는 쓰레기나 물 오염 등이 문제로 지적되자 프랑스 당국이 규제 강화에 나선 것이다.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산의 경우 등반객 과밀로 인한 사망사고가 올해에만 벌써 11건이 발생했다. 3∼5월 사이 따뜻해진 기후에 에베레스트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등반 가능한 날이 한정됐던 올해 등산객이 몰렸다.
그러다보니 ‘데스 존(death zone)’이라 불리는 정상 부근에서 등반가들이 줄을 서서 대기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산소가 부족한 곳에서 사람들이 장시간 대기하자 탈진으로 인한 사망의 위험도 커진 것이다. CNN은 전문 등반 가이드의 말을 인용해 미숙한 등반가들이 몰려 사망사고가 속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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