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포럼에 패널로 참석해 불법촬영 관련 발언을 한 뷰티 유튜버 배리나(본명 배은정)를 두고 “국격을 떨어뜨렸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배리나를 포럼에 추천해 논란을 자초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으나 당국과 배리나는 이를 부인히고 있다.
28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유튜브 등에서는 배리나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앞서 배리나는 지난 21일부터 22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월드 인 이모션(WORLD IN EMOTION)’을 주제로 열린 OECD 포럼에 참석해 한국의 온라인 혐오 등에 대해 발언했다.

문제가 된 부분은 배리나의 “한국에서는 구체적인 물증이 없을 경우 불법촬영의 가해자가 잡히더라도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언급과 “한국 내 어떤 장소이든 ‘몰래카메라’(몰카)가 존재한다”는 말 등이다. 함께 토론에 참여한 패널들은 배리나의 이런 말을 듣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국내 누리꾼들 사이에서 맹렬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국제 행사에서 구체적인 증거도 없이 경솔한 발언을 했다는 지적이 주를 이룬다. 한 누리꾼은 “(배리나가) 대한민국의 국격을 깎아내렸다”며 분개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배리나가 배리나했다”고도 비꼬았다.

배리나의 발언과 달리 몰카 등 불법촬영 범죄를 저지른 이들은 꾸준히 적발돼 처벌을 받고 있다. 지난해 불법촬영 근절 목소리가 높아지자 행정안전부가 올해 설 연휴를 앞두고 공중화장실 등 공공 장소를 대상으로 벌인 대대적인 단속에서는 적발 건수가 0건에 그쳤다. 배리나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배리나를 OECD 포럼에 참여하도록 관여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배리나의 OECD 포럼 참석 과정에 개입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배리나 역시 전날 자신의 트위터에 “나는 OECD 측이 초대해 줘서 갔다”며 메일 제목을 공개했다.
배리나는 구독자가 15만명이 넘는 뷰티 유튜버로 지난해 6월 이른바 ‘탈코르셋’ 운동을 지지하고 나서 화제가 된 바 있다. 당시 배리나의 외모를 둘러싼 조롱과 그의 행보에 대한 비난이 빗발치기도 했다. 배리나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악성 댓글들에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사진=유튜브 캡쳐·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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