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라미란(사진)은 불법영상 촬영 사건을 다룬 영화 ‘걸캅스’에 주연으로 출연해 연기하면서 “분노가 느껴져 코미디 연기를 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라미란은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영화 촬영의 비하인드 이야기를 전했다.
걸캅스는 48시간 후 업로드가 예고된 디지털 성범죄 사건과 관련해 경찰마저 포기한 가운데 올케와 시누이가 일당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뭉쳐 비공식 수사를 벌인다는 게 주된 줄거리다.

라미란은 극중 민원실 퇴출 ‘0순위‘인 전직 ‘전설의 형사’ 미영 역을 맡았고, 함께 출연하는 배우 이성경은 현직 ‘꼴통’ 형사이자 미영의 시누이인 지혜 역을 연기했다.
이날 라미란은 걸캅스가 최근 연예계에서 논란이 됐던 불법영상 촬영 및 유출 사건을 소재로 한 데 대해 “(이 사건을) 예언했다는, 타깃으로 해놓고 찍었다는 얘길 많이 하시는데, 타이밍이 그랬을 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동안 사회 문제에 어두운 편이었다”며 “최근 발생한 사회적 이슈에 저도 깜짝 놀랐다”고 고백했다.
이어 “저도 처음에는 범죄를 당하기 전에 ‘클럽을 안 가면 되잖아’라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그런 범죄에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노출될 수 있겠더라”고 전했다.

또 라미란은 “이러한 범죄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몰랐다”며 “극중 나오는 대사처럼 화가 굉장히 많이 났고, ‘피해자들이 왜 더 숨고 말을 못하나’ 싶었다”고도 말했다.
나아가 “(연기를 하면서) 이런 부분이 너무 화가 나고 부아가 치밀기도 했다”며 피해자들을 언급하며 공감을 표하기도 했다.
아울러 라미란은 영화가 최근 논란이 된 이른바 ‘버닝썬 사건’을 희화화했다는 우려에 대해 “걸캅스는 상업영화이고 가벼운 영화라고 생각을 했는데, 사건은 사실 가볍지 않더라”고 말했다.
더부어 “저한테 원하는 건 배꼽 빠지는 코미디였을 것”이라며 “그래서 투자를 해주셨을 거고 기대가 분명히 있었겠지만 막상 연기하며 분노를 표현하는데 코미디를 할 수 없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로 영화를 보면 코미디를 하는 부분이 거의 없다”며 “연기를 하면서도 ‘이래서 어떻게 웃기라는 거야’라고 당황하기도 했고, 저만 혼자 ‘다큐’를 찍고 있었다”고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끝으로 라미란은 “걸캅스의 카피가 ‘유쾌 상쾌 통쾌’라고 돼있지만 아무 생각 없이 봤다가 영화를 보고 나갈 때는 ‘혹시 나도?’라고 한 번쯤은 생각하면 좋지 않을까”라며 “모두가 마냥 가볍게는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편 정다원 감독의 첫 장편 상업영화 데뷔작인 걸캅스는 라미란과 이성경을 비롯한 윤상현, 최수영, 염혜란, 위하준 등이 출연하며, 오는 9일 개봉한다.
소봄이 온라인 뉴스 기자 sby@segye.com
사진=한윤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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