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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보다 선정적 안무만… 10대도 함께 보는 낯뜨거운 무대 [뉴스 인사이드]

입력 : 2019-04-27 15:00:00 수정 : 2019-04-27 14:5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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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전성시대의 그늘] 2회 성상품화로 인기몰이/ 걸그룹 신곡 발표 쇼케이스 현장/ 日 교복 착용 ‘롤리타 콤플렉스’ 연상/ 女 아이돌 노출 심한 의상 다반사/ 수영복·속옷 등 입고 성관계 묘사 춤/ 주 관객인 청소년 정서에 악영향/ 印尼선 블랙핑크 출연 광고 중지도

지난달 6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관광정보센터 2층 K-HALL. 교복을 입은 6명의 여성이 무대에 올라왔다. 이들은 개인별로, 또는 단체로 각종 자세를 취했다. 그러고 나서 노래에 맞춰 춤을 췄다. 이들의 모습은 무대 앞에 자리를 잡은 영상기자들의 카메라에 모두 담겼다. 걸그룹 ‘S.I.S’의 3번째 싱글 ‘너의 소녀가 되어줄게’(Always Be Your Girl) 발표 기념 쇼케이스 현장이다.

S.I.S는 이날 미디어에 신곡과 퍼포먼스를 처음 공개했다. 하지만 당시 현장에서는 신곡보다 그들의 복장에 대한 논란이 더 컸다. 멤버들이 ‘교복’, 특히 일본 여중고생 교복으로 많이 알려진 ‘세일러복’(Sailor suit·또는 ‘세라복’)을 입고 있었기 때문이다. S.I.S는 지해(25), 달(24), 민지(23), 가을(22), 앤(20), 세빈(19) 등 6명으로 이뤄진 아이돌 가수다. 평균 나이는 22.1세. 그런 그들이 일본 교복을 입고 무대에 오르자 ‘롤리타 콤플렉스’(소아성애)에 ‘왜색’까지 더해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S.I.S는 “팬들에게 교복 콘셉트를 확실하게 보여드리기 위해 (세라복을) 골랐다”며 “오늘은 세라복을 입었지만, 한국식 교복 스타일도 준비돼 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공연을 갈 때는 바지나 조금 긴 치마를 입겠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들은 이후 다른 날에 진행된 팬사인회에서 같은 복장을 했다. 아리랑TV의 ‘팝스 인 서울’(Pops in Seoul)에서도 해당 복장으로 출연했다. ‘팝스 인 서울’은 한국 대중가요를 소개하는 아리랑TV 대표 음악 프로그램이다. 현재 전 세계 103개국에 송출되고 있다.

앨범은 소아성애를 자극하는 것으로 가득했다. 세일러복을 비롯한 교복을 입고 있는 멤버들의 사진이 한가득이었다. 사진의 배경이 된 장소는 학교 운동장과 교실이었다. 앨범에 포함된 별도의 포토카드는 학생증 형태를 띠고 있었다. 모든 것이 미성년자 여성을 연상시켰다.

성인 여성 아이돌 가수가 미성년자(소녀)인 척 행동하는 것은 이들이 처음이 아니다. 이처럼 선정적인 의상을 입는 가수들은 성을 상품화한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았다. 하지만 개선은커녕 최근에는 그 정도가 더 심각해지고 있다.

아이돌 가수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대중의 성적 욕구를 자극한다. 수영복이나 속옷 등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오른다. 여기에 성관계를 연상케 하는 춤을 춘다. 도를 넘어서고 있다. 신곡 ‘우와’로 활동 중인 걸그룹 ‘다이아’는 몸에 딱 맞고 짧은 치마를 입었는데도 불구하고 바닥에 눕는 안무를 서슴지 않는다. 특히 바닥에 눕는 춤을 추는 멤버를 방송 카메라가 위에서 촬영, 해당 멤버의 속바지와 상반신 일부가 그대로 방송에 노출된다.

걸그룹 ‘다이아’(왼쪽 사진)와 ‘카밀라’가 음악방송에 출연해 지나치게 야한 복장을 하고 격한 춤을 추고 있다.

지난 7일 신곡 ‘넘어가’를 공개한 걸그룹 ‘카밀라’ 또한 선정적인 의상과 안무로 구설에 올랐다. 카밀라는 상반신 일부만 가린 짧은 상의에 절반 이상 절개된 치마와 핫팬츠 차림으로 등장했다. 춤 또한 지나치게 선정적이어서 방송 카메라가 오히려 그들을 피할 정도다. 특히 리더 한초임은 앞서 지난 1월 ‘제28회 하이원 서울가요대상’에서 수영복을 떠올리게 하는 의상을 입어 논란을 낳은 바 있다. 해당 시상식의 주 관객이 10대 청소년이라는 점 때문에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아이돌 가수의 성상품화는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말 인도네시아 방송위원회는 걸그룹 ‘블랙핑크’가 출연한 현지 광고를 틀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 해당 광고가 ‘품위 규범’과 관련한 방송 규정을 어겼기 때문이다. 방송위는 “많은 여성(블랙핑크)이 옷을 거의 입지 않은 채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춘다”며 “(인도네시아) 대중이 지키는 품위와 도덕 규범을 따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해당 제재는 인도네시아의 한 여성이 해당 광고가 너무 선정적이라며 방송 중단을 요청하는 청원서를 방송위에 제출하면서 내려졌다.

고정민 홍익대 문화예술경영대학원 교수는 “좋은 노래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줘야지, 노래 이외의 다른 것으로 인기를 얻으려는 것은 가수로서 맞지 않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책임감을 가지고 활동을 해야 한다”며 “성관계를 암시하는 옷차림이나 행동을 하는 것은 가수로서 지켜야 할 바를 저버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독특한 콘셉트로 승부… ‘이색 아이돌’ 눈길

드림캐쳐(왼쪽), 공원소녀

‘성상품화’ 대신에 독특한 콘셉트로 승부하는 아이돌 가수도 있다. 이들은 자신들만의 세계관을 구축하거나, 노래 장르를 선택하는 등의 차별점으로 인기를 얻는다. 걸그룹 ‘드림캐쳐’(DREAMCATCHER)가 대표적이다. ‘드림캐쳐’는 2014년 9월 ‘밍스’(MINX)라는 이름으로 데뷔했다. 한 장의 싱글 앨범과 미니 앨범을 발표했지만, 그다지 인기를 얻지는 못했다.

 

이후 2016년 11월 그룹명을 ‘드림캐쳐’로 변경한다. 그룹의 이미지와 콘셉트 또한 말괄량이에서 ‘악몽’으로 바꾼다. 그리곤 이듬해 싱글 앨범 ‘악몽’을 발표했다. 당시 기존 K팝 아이돌 가수와 달리 록메탈 음악과 강렬한 안무,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후 드림캐쳐는 ‘악몽’을 주제로 한 앨범을 연달아 발표하면서, 자신들만의 세계관을 구축한다.

 

변신은 성공적이었다. 미국, 영국, 캐나다, 프랑스 등 세계 각국의 아이튠즈 K팝 앨범 차트에서 정상을 석권했다. 지난 2월에는 ‘엔드 오브 나이트메어’(The End of Nightmare)를 발표하면서 악몽 스토리텔링을 마무리했다.

걸그룹 ‘우주소녀’(WJSN)도 시공간을 초월한 세계관과 판타지적 감성을 담은 음악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그들은 그리스 신화부터 별자리까지 다양한 우주의 상징을 활용해 멤버를 소개했다. 또한 마법학교, 카니발 등을 차용해 우주소녀만의 독특한 음악적 지향점을 제시했다.걸그룹 ‘체리블렛’(Cherry Bullet)은 게임을 소재로 한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 ‘체리블렛’이라는 운영체제(OS) 속에서 멤버들은 게임 맵을 부여받고, 퀘스트를 깨기 위해 로봇과 필살기 아이템을 사용한다. 댄스댄스레볼루션(DDR), 건 슈팅 등 익숙한 옛 게임 이미지를 차용했다. 앞으로 활동할 때마다 새로운 맵과 퀘스트를 깨나가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줄 계획이다.걸그룹 ‘공원소녀’는 ‘밤의 공원’ 3부작으로 활동 중이다. 공원소녀는 지난해 9월 ‘밤의 공원 파트 원’으로 데뷔했다. 지난달 13일에는 3부작 중 두 번째 이야기인 ‘밤의 공원 파트 투’를 발표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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