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항공 우선주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별세 소식과 금호아시아나의 아시아나항공 매각 결정에 맞물려 우선주의 가치가 한 달 새 3배 이상 뛰었다. 우선주의 비정상적인 행보를 두고 전문가들은 ‘과열’됐다고 지적하고, 일각에선 ‘작전세력’의 개입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다 보니 대체로 보통주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된다.
23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이날 항공 우선주인 ‘한진칼우’, ‘금호산업우’의 주가는 각각 5만6900원, 6만7800원으로 마감됐다. 지난달 말 두 회사의 주가는 각각 1만5850원, 1만8900원이었다. 항공 관련 이슈가 발생하면서 이달 중순 각각 8만1900원, 9만1800원 최고점을 기록했다. 한달도 지나지 않아 무려 516.7%, 485.7%나 급상승한 것이다.
한진칼 우선주 주가가 크게 상승한 배경은 조 회장의 지분 상속과정에서 오너 일가의 상속세 마련을 위해 배당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을 꼽을 수 있다. 우선주는 보통주보다 우선적으로 배당을 받는 특징이 있다.
매물로 나온 아시아나항공 인수 유력 후보로 꼽히는 SK와 한화 우선주도 폭등했다. ‘SK네트웍스우’도 지난달 14일 5만3400원에서 이날 13만8500원으로 두 배 이상 뛰었고, ‘한화우’ 역시 같은 기간 1만9150원에서 5만3400원으로 세 배 가까이 상승했다.
우선주가 보통주에 비해 가격이 쉽게 롤러코스터를 탈 수 있는 건 규모 때문이다. 보통주보다 훨씬 물량이 적어 주가 등락폭이 크다.
이영곤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우선주 랠리는 기업 펀더멘털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특정 기업의 이슈에 따라 나타난 다소 비정상적인 양상”이라며 “우선주는 발행주식 수가 많지 않아 적은 금액으로도 급등하거나 급락할 수 있는 만큼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거래소는 최근 비정상적으로 우선주의 급등 현상이 계속되자 한진칼우, 대한항공우, 금호산업우, 한화우, SK네트웍스우, CJ씨푸드1우 6개 우선주를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했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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