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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바퀴들이 멈추지 않게… “모두가 즐따, 아따 해야죠” [밀착취재]

입력 : 2019-05-03 07:00:00 수정 : 2019-05-03 09:3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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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 정비팀을 찾아서
서울시설공단 공공자전거운영처 강북공공자전거관리소 정비팀 최재혁 주임이 따릉이를 수리하고 있다. 일터에서 매일 반복되는 일이지만 공공자산을 수리한다는 자부심을 느낀다고 한다.

“이 모든 공공자전거는 시민들이 낸 세금으로 마련한 겁니다. 그래서 자전거에 들어가는 부품은 최대한 재활용해서 비용을 아낍니다. 제가 수리한 공공자전거를 환경미화원들이 타고 다니는 걸 볼 때 자부심을 느낍니다. 고등학교 2학년 아들이 있는데 따릉이로 등교합니다. 이렇게 제 손을 거친 자전거를 아들 녀석을 비롯한 많은 분이 이용하니 기분이 좋습니다.” 공공자전거 강북관리소 정비팀 최재혁(50) 주임이 펑크가 난 따릉이를 수리하며 말을 잇는다.

‘따릉이포’로 선정된 삼천리자전거 성산송림점 최용주 사장이 따릉이를 수리하고 있다.
순회정비팀이 서울시청 앞 대여소에서 따릉이를 점검하고 있다.
분배팀 배용훈 주임이 분배업무를 보고 있다. 따릉이를 맡은 구역 내 대여소에 적절히 배치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2015년 10월에 시작한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는 누적 회원 수가 100만명을 넘어섰고, 전체 이용 건수도 2000만건을 앞두고 있다. 서울시설공단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으로 따릉이는 2만대, 대여소는 1540개소다. 날씨가 좋았던 4월의 한 주말에는 한때 2만대 중 5000대가 한꺼번에 대여되기도 했다. 4월부터 10월까지 이용도가 높다. 이 기간엔 당연히 수리해야 하는 따릉이 수도 늘어난다고 한다.

따릉이 수리에 필요한 공구들.
단말기에 정비해야 할 사항들을 포스트잇으로 붙여놓았다.
따릉이 바구니에 쓰레기가 쌓여 있다.

정비팀 아침 회의를 이끌던 표현(54) 정비반장이 한마디 건넨다. “규모는 커지는데 일손이 많이 부족합니다. 강북·강남관리소 정비팀을 모두 합해 48명입니다. 정비팀원 한 명당 하루 10대에서 15대가량 고치고 있어요. 날씨가 좋은 성수기엔 일이 더 많아집니다. 주로 펑크 난 타이어, 파손된 물받이나 바구니를 많이 고칩니다. 간단하게 펑크 패치만 해도 될 자전거를 무리하게 타서 타이어 전체를 갈아야 할 때도 있습니다. 공공의 자전거이니만큼 이용하는 데 조금만 신경 써주신다면 좋겠습니다.”

하늘이 잔뜩 흐리던 4월 초 어느 날 대여소의 자전거를 지역별로 적절히 분배하고 수리해야 할 자전거를 수거해오는 분배팀 배용훈(53) 주임은 “여름엔 바구니에 쓰레기가 많이 차 있습니다. 음료수 캔, 빵 봉지, 담배 필터까지 쓰레기봉투를 가지고 다니며 치웁니다. 제가 분배 담당이다 보니 자전거를 거치대에 잘 반납하면 좋겠습니다. 2년 전엔 한 이용자가 불광천에 자전거를 버려 찾아다닌 적도 있었습니다. 요즘도 한강변에 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찾으러 다니는 데 애를 먹습니다. 잘 사용하면 좋겠습니다”라며 안타까움을 전한다.

따릉이 뒷바퀴 물받이에 ‘서울 시민의 공공재산입니다’라는 문구가 붙어있다.
분배팀 배용훈 주임이 분배업무를 보고 있다. 따릉이를 맡은 구역 내 대여소에 적절히 배치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지난 3월부터는 골목 상권 활성화와 수리 업무의 편의를 위해서 따릉이 정비를 동네 자전거 대리점에서도 하기 시작했다. 간단한 경정비와 펑크 수리, 타이어와 체인 교체 등을 동네 자전거 주인이 할 수 있다. ‘따릉이포’로 지정된 삼천리자전거 성산송림점 최용주(60) 사장은 “원래 자전거는 앞바퀴 펑크가 잘 안 납니다. 체중이 실리는 뒷바퀴 펑크가 주로 나는데 따릉이는 앞바퀴 펑크가 많아요. 이용자들이 험하게 탄다는 얘기죠. 수리하는 데 어려움은 없지만 소중하게 탔으면 합니다. 또 자전거 이용자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따릉이가 미세먼지 줄이는 데도 한몫하겠죠”라고 말한다.

최용주씨네 가게에 걸려있는 따릉이포 표지.

말 그대로 공공재(公共財)이다.

시민 사회 구성원 두루두루 관계되는 일이다. 따릉이 수리를 맡은 이들은 모두 같은 목소리다. “우리 세금이니까 더 아껴 써야지요” “즐따(즐기는 따릉이)하려면 아따(아껴 쓰는 따릉이)해야지요.”

 

글·사진=허정호 선임기자 h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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