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둘이서만 행복할 순 없을까?' 결혼 준비를 하는 예비부부들이 스스로에게, 그리고 우리 사회에게 던지는 가장 흔한 질문이다.
그러나, 둘이서만 행복하기엔 우리 사회는 결혼을 준비하는 젊은이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한다. 평생을 모아도 집 한채 장만하기도 어려운 현실속에, 상상을 초월하는 결혼 준비 비용, 양가 부모님의 '의견 조율'까지 어느 하나 쉬운 것이 없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18년 대한민국 혼인건수는 25만 8천 건, 2017년의 26만 4천 건보다 불과 2.27% 줄어든 수치다. 최근 혼인신고를 늦게 하거나 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를 반영하면 혼인건수의 차이가 거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 중 40%는 가을 즉, 9월~11월 사이에 한다. 3개월 사이에 전국에서 10만 건 이상의 예식이 진행된다. 아직 봄인데도 '가을 예식 청첩장은 언제부터 준비해야 하는가'에 대한 문의가 쇄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내 청첩장 시장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는 바른손카드의 빅데이터에 의하면 가을 예식자의 평균 청첩장 샘플 신청일은 예식일 '118.5일 전'이다. 약 4개월 전부터 청첩장 준비를 시작하는 것이다. 웨딩시장에서 잘 알려진 '청첩장은 예식 98일 전부터'라는 정보와 약간 다르다.
우리나라의 결혼식은 대부분 주말에 진행된다. 가을 중 주말 즉, 13번의 토요일과 13번의 일요일(2019년 기준)에 10만 건의 결혼식이 진행되는 것이다. 게다가, 종교활동을 하는 대부분의 예비부부들은 일요일에는 결혼하지 않는다. 종교활동으로 인해 하객수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토요일의 결혼식이 일요일보다 1.5배 이상 많은 이유이다.
많은 예비부부의 부모님은 예식일을 확정할 때 그 날이 '길일'인지 확인한다. 13번의 주말 중에서도 '길일'인 날은 모든 결혼관련 업계가 비상이 걸린다. 조금만 늦어도 '남는 것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하기 때문에 가을 예식을 앞둔 예비부부들은 보통 봄부터 본격적인 결혼 준비를 시작한다.
‘선약’을 위해 빠르게 청첩장을 전달해야 하는 이유는 가을 예식을 앞두고 하객들은 수 많은 청첩장을 받기 때문이다. 친인척 또는 친한 친구의 경우 청첩장을 언제 전달해도 나의 결혼식이 우선순위가 될 수 있지만, 대부분의 하객들은 직장동료, 모임에서의 지인, 학교 선후배 등 나의 결혼식이 무조건 우선순위가 아닐 수도 있는 관계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이미 예식 일과 예식 장소를 확정 지은 예비부부들 입장에서는 더 이상 청첩장을 미룰 이유가 없는 것이다. 가을 예식자들의 최초 청첩장 샘플 주문일이 예식일 평균 118.5일 전, 청첩장을 전달하는 시기가 예식일 평균 7주~9주 전인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혹시, 그 사이에 결혼식을 잊어버리지 않을까 걱정되는 예비부부들은 결혼식 1주~2주 전 모바일청첩장을 '리마인드' 용으로 사용한다.
바른손카드 마케팅 관계자는 "매년 4월~5월이 되면 가을 예식자의 청첩장 샘플 주문이 급증하여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한다"며, "올해도 가을예식자들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정환 기자 hwani8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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