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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도로만 있고 주차공간은 없어요”…‘자출족’ 주차할 곳 마땅치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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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4-13 13:00:00 수정 : 2019-04-13 15:5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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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세계] 자전거전용차로 개통 1년 지났는데, ‘자전거출퇴근족’ 주차할 곳 마땅치 않아
지난 11일 서울 종로 자전거전용차로 주변에 자전거가 무단 주차돼 있다.

지난 11일 살펴본 서울 종로구 자전거전용차로. 개통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출근시간대 자전거전용차로를 지나는 자전거는 극히 드물었다. 바로 옆 차로가 혼잡한 것과 대조적이었다.

 

그래서일까. 자전거전용차로 주변에는 자전거를 주차할 수 있는 주차공간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자전거전용차로가 위치한 광화문~동대문 일대의 직장인이나 거주자가 따릉이가 아닌 개인 자전거를 이용할 경우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종로 곳곳에는 자전거거치대가 아닌 곳에 자전거를 임의로 주차한 경우가 많았다. 주로 지하철역 입구에 위치한 자전거거치대는 지붕이나 도난방지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탓에 오래된 자전거가 방치돼 있거나, 안장을 비닐로 덮어둔 몇몇 자전거가 주차돼 있을 뿐이었다. 

 

서울시가 자전거 활성화를 위해 자전거전용차로를 개통하고 따릉이를 확대하는 등 다양한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지만, 정작 자전거 주차를 위한 시설 투자와 관리에는 소홀한 모습이다. 따릉이가 아닌 개인자전거를 이용할 경우 주차시설이 필수적인데, 상당수의 자전거거치대는 폐자전거 등이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었다.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의 한 자전거거치대는 지붕이나 도난방지시설이 없어 몇몇 자전대만이 주차돼 있다. 

◆거치대만 늘고 주차장·보관함은 제자리

 

12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 내 자전거거치대는 5201곳에 설치돼 있다. 이중 4974개는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고 있지만, 자전거거치대의 시설이나 관리는 제각각인 경우가 많았다. 상당수의 자전거거치대에 지붕이 없어 비가 내릴 경우를 대비하지 못했고, 폐쇄회로(CC)TV등의 도난방지시설이 없는 경우도 많았다. 특히 폐자전거가 방치된 경우가 많아 거치대가 비어있더라도 자전거를 주차하는 것이 꺼려질 수밖에 없었다. 

 

서울시는 자전거를 보다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 자전거보관함이나 자전거주차장도 운영하고 있지만 숫자는 극히 드물다. 자전거주차장과 자전거보관함은 주로 실내에 위치해 있고, 자전거를 별도의 캐비넷에 보관하는 형태여서 도난이나 파손의 우려가 적다. 지난해 자전거전용차로를 개통한 종로구의 경우 자전거 주차장이나 자전거 보관함이 한곳도 없다. 실외의 자전거거치대 외에는 자전거를 주차할 방법이 없는 셈이다. 

 

서울시 전체로 봐도 자전거 주차장은 23곳, 자전거보관함은 13곳에 불과하다. 더욱이 자전거 보관함은 지난해 15곳보다 오히려 2곳이 감소했다. 노원구와 한강사업본부가 관리하던 자전거보관함 2곳이 시설 노후 등의 문제로 지난해 철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2일 서울 양천구의 한 자전거거치대는 오랫동안 방치된 자전거 등으로 주차공간이 부족한 상태다. 

◆‘자전거 무덤’된 자전거 거치대, 사용문화·관리 개선해야

 

서울시는 당분간 자전거거치대를 중심으로 주차시설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자전거주차장은 주차장법이나 주택법 등에 따라 지어야 하는 시설이라 절차상의 어려움이 있고, 자전거보관함은 운영 및 유지비가 많이든다”며 “일반 거치대를 많이 확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자전거 이용자들은 거치대의 도난, 파손우려 등의 문제로 주차장이나 보관함을 선호하는 편이다. 자전거를 자주 탄다는 직장인 박모(30)씨는 “수년째 자전거를 타고 있지만 도심이나 주거단지 모두 자전거를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다”며 “보여주기 식으로 거치대가 설치돼 있긴 하지만 도난을 당하거나 파손될 경우가 우려돼 꺼려진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서울 양천구의 한 지하철역 입구에는 ‘자전거 거치금지’라는 경고문에도 수십여대의 자전거가 거치돼 있다. 

폐자전거의 무덤이 돼버린 자전거거치대의 실태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자체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자전거 거치대를 설치해도 이용자들이 사용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도 지하철역이나 주가단지 등의 방치된 자전거를 수거하고 있지만, 그 숫자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방치돼 수거된 자전거는 2010년 5133대, 2011년 5038대, 2012년 5989대, 2013년 8482대, 2014년 1만3022대, 2015년 1만5367대로 매년 급증세다. 

 

방치자전거는 ‘자전거이용활성화에 관한 법률’ 제20조에 따라 처분 예고장을 부착하고 그 10일후부터 수거된다. 수거된 자전거는 해당 자치구 홈페이지에 14일간 공고되고 그래도 찾아가는 사람이 없으면 수리·매각·기증 등의 형태로 재활용된다. 

 

글·사진=권구성 기자 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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