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체포된 방송인 하일(60·미국명 로버트 할리)씨가 지난해에도 동일한 혐의로 남성 마약사범과 함께 입건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하씨는 동성애를 부정하고 동성간 결혼도 금하는 보수 성향의 몰몬교 신자인데, 이 종교는 엄격한 금욕주의를 표방하면서 결혼한 남녀 이외의 성관계를 금지한다.
그는 몰몬교 선교사로 한국에 왔다가 1985년부터 부산에서 생활하면서 87년 명현숙씨와 결혼해 슬하에는 아들 세 명을 두고 있다. 97년 한국인으로 귀화했다.
10일 뉴시스에 따르면 하씨는 지난해 3월 경기 안양동안경찰서에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돼 수사를 받았다.
당시 하씨와 같은 혐의로 구속된 남성 마약사범 A씨는 “로버트 할리와 함께 마약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은 하씨를 불러 조사하는 등 사실 확인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A씨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와 정황을 다수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씨는 지난해는 물론이고 2017년에도 마약 투약과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았다.
당시 그는 마약 검사에 대비한 듯 머리카락을 비롯한 온몸의 털을 밀고 나타났다는 후문이다.
이에 2917년 당시 서울경찰청 마약수사대는 모발 검사가 불가능하자 소변으로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했지만 별다른 약물 반응은 나오지 않았다.
안양동안경찰서는 하씨의 몸에 남아있던 가슴 잔털을 뽑아 마약 검사를 진행했지만 역시 양성 반응은 나오지 않았다.
당시 그의 집도 압수수색했지만 마약을 투약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한 경찰은 결국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고, 이후 하씨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한편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 수사대는 지난달 중순 하씨가 마약을 구매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나서 지난 8일 오후 4시10분쯤 서울 강서구의 한 주차장에서 체포했다.
같은날 그의 자택에서 진행된 압수수색에서는 필로폰 투약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주사기가 발견됐다.
체포 후 진행된 하씨의 소변에 대한 마약 간이검사에서도 양성 반응이 나왔다.
경찰은 아울러 그가 마약 판매책의 계좌에 수십만원을 송금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경찰 측은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하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 실질심사)는 이날 오전 10시30분 경기 수원지법에서 열렸으며,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쯤 결정될 전망이다.
하씨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 출석을 위해 경기 수원남부경찰서를 나와 ‘이전에도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인정하느냐’ 등의 질문에 “마음이 무겁다”, “죄송하다”며 거듭 사과만 했다.
소봄이 온라인 뉴스 기자 sby@segye.com
사진=JTBC ‘비정상회담’ 방송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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