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구 시즌이 막바지로 치닫는 가운데 각 리그 득점왕 레이스도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이 득점왕 순위표에는 스페인 라 리가의 리오넬 메시, 루이스 수아레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세르히오 아게로, 해리 케인, 세리에A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 익숙한 이름들로 가득하다.
그런데, 이런 유럽 4대 리그 득점 순위표에서 유독 낯선 이름 둘이 눈에 띈다. 스페인 라리가 득점 6위를 달리고 있는 하이메 마타(헤타페)와 이탈리아 세리에A 득점 6위 프란세스코 카푸토(엠폴리)가 주인공이다. 마타는 1988년 생으로 31세, 카푸토는 1987년생으로 32세의 베테랑임에도 해외축구팬들에게 이들이 낯설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두 선수 모두 선수 생활 대부분을 하부리그에서 보내왔기 때문이다. 축구선수로서는 황혼인 30대에 세계 최고 리그들에서 득점왕 레이스에 가세하며 빛나는 30대를 보내고 있는 두 선수다.
이중 마타는 올 시즌 헤타페를 라리가 최고 돌풍의 팀으로 이끌고 있는 주역이다. 27경기에 출장에 2경기당 한골에 가까운 13골을 터뜨렸고, 도움도 6개나 올렸다.

사실 마타는 이미 2부리그에서 수없이 많은 골을 터뜨린 선수다. 2014~2015시즌부터 2017~2018년까지 최근 4시즌동안 마타가 리그에서 터뜨린 골만 57골에 달한다. 지난 시즌에는 무려 33골이나 폭발시켰다. 다만, 이 모든 득점이 2부리그에서만 이루어졌기에 그가 주목받을 일은 없었다. 지로나에서 두시즌을 뛴 뒤 2016~2017시즌 레알 바야돌리드로 이적해 2017~2018시즌 라 리가2 득점왕을 차지하며 팀을 1부리그로 올린 마타는 시즌 후 고향 마드리드에서 가까운 헤타페로 이적해 1부리그에서 폭발하며 스스로 빛을 발했다.
탄탄한 수비를 펼치는 가운데 마타를 중심으로 한 역습으로 꼭 필요한 득점을 만들어 승리하는 것이 올시즌 헤타페의 승리 공식이다. 이번 시즌 헤타페가 기록한 37득점 중 절반 이상이 마타의 관여하에 나왔다. 이런 활약 속에 헤타페는 발렌시아, 세비아 등 쟁쟁한 명문팀들을 제치고 30라운드 현재 승점 47로 무려 리그 4위에 올라 있다. 남은 기간 순위를 유지하기만 한다면 내년 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도 나설 수 있는 순위다. 선수 생활의 황혼기까지 2부리그를 전전했던 마타는 자신의 힘만으로 꿈의 무대에 설수 있는 기회까지 열었다.

세리에A에서 성공시대를 열고 있는 카푸토는 그야말로 마타와 닮은 꼴인 선수다. 2부리그에서 수많은 골을 넣었음에도 주목받지 못했고, 결국 스스로 1부리그에서 능력을 입증해내며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는 점까지 닮았다. 원래 바리의 터줏대감으로 2008년부터 2015년까지 리그 48골이나 터뜨렸다. 이 중에는 바리가 세리에A에서 뛰던 2010~2011시즌의 딱 한골도 포함돼 있다. 이후 세리에B 비르투스 엔텔라에서 두 시즌동안 뛰며 35골을 더 넣었다. 2017~2018시즌에는 현 소속팀인 엠폴리로 옮겨 세리에V에서 27골을 터뜨리며 팀의 승격을 이끌었고, 올 시즌에는 1부리그 무대에서 세계적 선수들과 당당히 맞서며 골을 터뜨리고 있다. 올 시즌 기록은 29경기 출장에 13골로 당당히 득점 6위다.
그러나 팀도 성공시대를 달리는 마타와 달리 카푸토는 다소 어려운 입장에 처해 있다. 팀이 29라운드까지 치른 현재 리그 18위로 강등권에 쳐져 있기 때문이다. 20개 팀 중 19위인 형편없는 수비력이 발목을 잡았다. 그러나 강등권 싸움에서 카푸토라도 있기에 엠폴리는 든든하다. 카푸토의 득점포 아래 엠폴리는 올 시즌 득점 12위로 공격에서는 만만치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수비가 분전하는 가운데 카푸토가 조금만 더 분전해준다면 그에게 또 한번의 기회가 올 수도 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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