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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스포츠 망치는 정치권의 ‘몰이해’ [현장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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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지난달 30일 창원축구센터 경기장 안에서 유세활동을 벌이고 있다. 자유한국당 유튜브 오른소리 캡처

스포츠와 정치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동서고금을 떠나 스포츠는 정치 문제 해결 수단으로 활용됐다. 얼어붙었던 남북관계가 조금이나마 평화 분위기로 풀린 것도 평창동계올림픽과 단일팀이라는 마중물 덕분이다.

 

그렇지만 스포츠는 이용되는 것에 비해 합당한 대우를 못 받는다. 특히 정치권에서는 스포츠계 의견을 잘 듣지 않는다. 지난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손혜원 의원은 선동렬 당시 야구대표팀 감독을 증인으로 세웠다가 실언을 반복해 되레 역풍을 맞았다. 선 감독은 결국 사퇴했지만 손 의원은 사과 한 마디 없었다.

이번에는 자유한국당에서 대형 실수를 저질렀다. 지난달 30일 황교안 대표와 강기윤 후보가 경남FC 프로축구 경기장 안에 들어가 선거운동을 벌였다. 이들은 정치적 중립 때문에 경기장 내 유세활동을 금지하는 프로축구연맹 규정을 위반했다. 연맹은 이에 1일 홈팀인 경남FC에 대한 상벌위원회 회부를 결정했다. 구단은 승점 10점 감점, 2000만원 이상의 제재금 등을 낼 위기에 놓였다. 경남 구단은 “일부 유세원이 저지를 무시하고 막무가내로 들어갔고, 경기장 유세 중에도 강 후보 측을 만류했지만 계속 선거운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정치인들이 평소 스포츠에 관심이 없다가 선거철이 돼서야 경기장을 찾은 끝에 벌어진 참사다.

 

정치권의 ‘스포츠 몰이해’로 빚어진 참사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 연말 민주평화당 장병완 의원이 발의해 본회의를 통과한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 때문에 지역에서는 곡소리가 나온다. 이 법은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이 체육단체장을 겸직하지 못하도록 규정했다. 유예기간 1년을 뒀지만 보완책 없이 법을 바꿔 현장에선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앞으로 체육단체장의 정치성향에 따라 지자체와 갈등을 빚어 예산 지원이 끊길 수도 있고, 선거 때면 지지후보에 따라 체육인들의 진영이 나뉘어 진흙탕이 될 수도 있다. 정작 법을 바꾼 의원들은 ‘나 몰라라’ 하고 있다.

 

정치권은 이번 황 대표의 축구장 난입 사태를 자성의 계기로 삼길 바란다. 스포츠인들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여야 한다. 스포츠는 정치의 도구가 아니라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할 가치다.

 

최형창 정치부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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