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영화 최초의 키스신을 담은 영화로 알려진 ‘운명의 손’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가 공개됐다.
31일 방송된 MBC 예능‘서프라이즈’에서는 영화 ‘운명의 손’의 캐스팅 비화가 소개됐다.
‘운명의 손’은 우리나라 최초의 스릴러 영화로 국내 개봉작 중 최초의 키스신을 담아 화제를 모았다. ‘운명의 손’은 휴전협정 이후인 1955년 1월 개봉했으며 한국전쟁을 주제로 한 내용을 담아냈다.
북한 공작원의 신분을 숨긴 채 ‘바(Bar)걸’로 위장한 여성 정애(윤인자 분)와 남한 장교인 영철(이향 분)을 만나 서로의 신분을 속인 채 사랑에 빠지고 나중에 정애의 신분이 공개돼자 결국 영철의 손에 정애가 죽는 비극적 결말을 담고 있다.
당시 통념이었던 ‘남성’이 아닌 ‘여성’ 간첩 정애를 주인공으로 한 멜로 드라마적 서사라는 파격 구성이 관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서프라이즈’에 따르면, 이 영화에서 ‘운명의 손’ 제작자는 다름 아닌 ‘키스신’ 때문에 여주인공 캐스팅 난항을 겪었다. 윤인자는 고심 후 “가족들을 설득해달라”라는 조건을 달고 캐스팅을 수락했다. 제작자는 가족들을 설득해 윤인자를 캐스팅했다. 키스신 촬영 자체도 쉽지 않았다. 키스신 촬영 현장을 훔쳐보는 스태프가 많았고, 무엇보다 부끄럼을 타는 배우들이 문제였다.
특히 윤인자는 유부녀였기 때문에 키스신을 결코 촬영하지 못하겠다고 버텼으며 이후 여배우 입술에 얇은 비닐까지 댔다고 전해졌다. 제작진이 일주일 동안 설득 끝에 윤인자는 키스신 촬영에 임했고 촬영현장에는 감독, 조감독, 조명감독 외에는 출입이 금지됐다.

영화 ‘운명의 손’은 개봉 후 이 키스신 덕에 파격적 화제작으로 입소문을 얻었다. 일부 매체는 윤인자의 결혼 소식을 언급하며 “정조를 내놓았다”고 비난하기까지 했다. 윤인자 남편은 ‘운명의 손’ 감독 한형모를 고소하기까지 했다. ‘운명의 손’은 개봉 당시 5만명의 관객을 모았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 MBC ‘서프라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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