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중학생 집단폭행 추락사' 피고 중학생 2명 "폭행과 자살 관계 없다"

또래 중학생을 집단 폭행한 뒤 15층 아파트 옥상에서 추락해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10대 4명이 지난해 11월16일 인천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 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 남동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인천= 연합뉴스

또래 중학생을 집단 폭행해 이를 견디다 못해 15층 아파트 옥상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도록 한 혐의를 받는 가해학생 4명에게 상해 치사죄의 법정 최고형이 구형됐다. 그러나 이들 중 2명은 여전히 “폭행과 자살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고 버텼다.

인천지법 형사 15부(표극창 부장판사) 심리로 28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상해 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A(14)군과 B(16)양 등 10대 남녀 4명에게 검찰은 장기 징역 10년∼단기 징역 5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들은 일일이 묘사하기 힘들 정도로 다양한 방법으로 폭력과 가혹 행위를 했다”며 “범행 동기와 피해자가 사망한 결과 등을 고려해 소년법이 허용한 (상해 치사죄의) 법정 최고형을 선고해 달라”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이날 A군과 B양은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나머지 2명의 변호인은 “폭행 종료 후 피해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기 때문에 둘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될 수 없으며 피고인들이 피해자의 사망을 예견했다고도 볼 수 없다”며 “초기에 범행을 자백하고 수사에 적극 협조했고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은 참작해 선고해달라”며 입을 모아 선처를 요구했다.

A군 등 4명은 지난해 11월13일 오후 5시20분쯤 인천시 연수구의 15층짜리 아파트 옥상에서 C군을 집단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12월12일 구속 기소됐다.

가해학생중 A군과 B양은 9차례 반성문을 써 재판부에 제출했으나 나머지 피고인 2명은 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A군 등 4명은 아파트 옥상에서 C군을 집단 폭행할 당시 C군의 입과 온몸에 가래침을 뱉고 바지를 벗게 하는 등 심한 수치심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C군은 1시간20분가량 폭행을 당하다가 “이렇게 맞을 바에는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고 말한 뒤 아파트 옥상에서 추락해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A군 등 4명의 선고 공판은 내달 23일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김용준 온라인 뉴스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