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배우 라미 말렉(37·사진 왼쪽에서 세번째)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자리로 돌아오다 무대에서 넘어져 작은 소동을 일으켰다.
말렉은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영국의 전설적인 록그룹 퀸의 메인 보컬 프레디 머큐리를 완벽하게 소화해 찬사를 받은 바 있다.
말렉은 지난 25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9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그는 수상 소감에서 자신이 직접 연기한 퀸과 프레디 머큐리 그리고 가족과 영화 관계자, 극 중 퀸의 연인인 메리 오스틴으로 만나 실제 사귀게 된 13세 연하 여자친구 루시 보인턴(24)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소동은 이후 벌어졌다. 말렉이 감격 어린 수상 소감 발표 후 자리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무대와 객석 앞 열 사이의 연결 계단에서 미끄러지면서 넘어진 것. 다행히 그는 넘어진 직후 바로 일어나 밝은 미소를 지으며 자리로 돌아왔다. 관계자에 따르면 별다른 부상은 없었다.
당시 장면은 방송 카메라에 잡히진 않았지만 한 사진작가의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후 이 사진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퍼져나갔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과 현지 언론들을 통해서도 전파돼 화제를 모았다.
미 누리꾼들은 이 사진을 개인 인스타그램과 트위터 등에 게재하면서 "이번 수상식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 "스테이지에 결함이 있었던 게 아니냐", "라미 말렉이 무사해서 다행이다" , "너무 긴장해서 발을 헛디뎌 미끄러진 게 아닌가"등의 반응을 보였다.
![]() |
25일(한국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9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주연배우 라미 말렉(오른쪽)이 남우주연상 호명 직후 영화에 함께 출연하면서 연인 관계로 발전한 루시 보인턴에게 키스를 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 |
한편 시상식 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말렉은 넘어진 데 대해선 아무 언급도 하지 않았다.
대신 수상 소감에서 못다한은 감사의 말을 팬들에게 전했다.
말렉은 "우리는 꿈꿀 수 있는 수많은 것 중 단 하나의 목표를 갖는 경우가 많다"며 "이 목표는 어쩌면 단순히 직업을 얻는 것에 국한됐을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면서 내가 배우로서 말할 수 있는 하나의 사실은 내가 가졌던 꿈은 나 자신과 내 가족의 모든 기대와 예상을 뛰어 넘어 돌아왔단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기까지 오는 데는 험난한 여정이었고, 나는 오늘 '모든 게 가능하다'란 것을 증명했다"며 "꿈을 가진 모든 이들과 이 기쁨을 축하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집트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이번 영화에서 성 소수자인 머큐리의 삶을 조명, 배우로서 탄탄한 입지를 다지게 됐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게티이미지 뱅크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