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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정사상 초유 '대법관·헌법재판관 부부' 탄생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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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2-19 17:01:14 수정 : 2019-02-19 17: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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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형 대법관 부인 전현정 변호사, 신임 헌법재판관 후보로 추천돼 / 변협 "한센인 소송 등 재판서 남다른 헌법·인권 감각 드러낸 적임자" / 임명 성사되면 세계 사법史에도 드문 '슈퍼 파워' 법조인 커플 탄생 우리나라에 법조인 부부는 아주 많다. 미국, 일본 등 외국도 그렇다. 하지만 한 국가의 최고 사법기관에 부부가 나란히 입성하는 것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일이다.

오는 4월 단행될 신임 헌법재판관 인사에서 ‘재판관 부인’과 ‘대법관 남편’이 탄생할 가능성이 제기되다. 성사될 확률이 아주 높다고 단언하긴 어려우나 만약 이뤄진다면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슈퍼파워’ 법조인 커플로 기록될 전망이다.

김재형 대법관(왼쪽)과 전현정 변호사
◆전현정, 판사 시절 한센인 소송 등에서 '인권감각' 드러내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김현)는 오는 4월18일 임기만료로 물러나는 서기석·조용호 헌법재판관 후임 후보자로 법조인 6명을 추천했다. 새 재판관 2명의 임명권은 문재인 대통령이 갖고 있는데 그가 변협이 추천한 후보를 받아들일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

6명의 후보자 중 단연 눈길을 끄는 이는 전현정(53) 변호사다.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출신 김재형(54) 대법관과 부부이기 때문이다. 둘 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남편인 김 대법관은 1986년 제28회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사법연수원을 18기로 수료한 뒤 법조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원래 판사로 시작한 그는 얼마 안 돼 서울대 법대 교수로 자리를 옮겼다가 2016년 9월 박근혜 당시 대통령에 의해 대법관에 임명됐다.

부인인 전 변호사는 남편보다 4년 늦은 1990년 제32회 사시에 합격(연수원 22기)한 뒤 23년간 줄곧 법관의 길을 걷다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로 일하던 2016년 2월 사표를 내고 법원을 떠났다. 남편의 대법원 입성을 7개월가량 앞둔 시점이었다. 현재는 법무법인 케이씨엘에서 고문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변협은 전 변호사를 헌법재판관 후보로 추천하며 “판사 시절부터 인권 문제에 깊은 관심을 보여왔다”며 “한센인 소송과 개인정보 유출사건, 군인 자살사건 등 재판을 맡아 헌법상 기본권을 토대로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등 헌법 감각이 남다르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김재형, "잠들기 전 부인과 법률 토론 할 때가 가장 행복"

전 변호사가 2016년 법복을 벗으며 서울중앙지법의 동료 및 선후배 판사들에게 남긴 ‘퇴임의 변’은 아직까지도 법원 안팎에서 널리 회자된다.

‘재판을 하면서 냉정하게 결론을 내려야 하는 순간이 많았지만, 가슴 아픈 사연에 눈물을 삼켜야 할 때도 있었습니다. 사건 속에서 정말 많은 사람을 만났고, 생각할 수 없었던 구구절절한 사연들을 접했습니다. 살아가는 동안 사람은 끊임없이 인생이란 것을 알아가고 그 과정에서 조금씩 배워나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당시 그는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말 못할 아픔이 있을 수 있다”며 “그 아픔을 이해하고 법적으로 도움을 주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고 변호사로서의 포부를 밝혔다. “시간을 두고 새로운 삶의 여정을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제게 맞는 역할을 찾고 싶다”고도 했다.

김 대법관과 전 변호사 부부는 ‘학문적 동지’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김 대법관이 서울대 법대 및 로스쿨 교수 시절 어느 제자로부터 “하루에 가장 행복한 시간이 언제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밤에 잠들기 전에 부인(전 변호사)과 법률에 관한 토론을 할 때”라고 답변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현재 헌재는 여성 재판관이 이선애(판사·변호사 출신), 이은애(판사 출신) 2명이 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17년 여성이고 검사 출신인 이유정 변호사를 재판관에 임명하려다 내츄럴엔도텍 주식 관련 의혹으로 낙마하는 시련을 겪었다. 이번에 여성 재판관이 추가로 임명되면 재판관 9명 중 3분의1이 여성으로 채워진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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