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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된 딸 찾아 20년…“실종된 송혜희 좀 찾아주세요”

입력 : 2019-02-13 11:09:15 수정 : 2019-02-13 10:5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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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2월 13일 오후 10시 10분쯤 ‘공부하고 온다’는 말을 남기고 실종된 송혜희씨의 행방이 20년째 묘연하다. 송씨(실종 당시 만 17세)의 마지막 모습은 경기도 평택시 도일동 하리마을 입구 버스정류장에서 목격됐다.

20년째 딸을 찾아다닌 아버지 송길용(63)씨의 시간은 지금도 그곳에 멈췄다.

◆실종된 딸 찾아 70만km…애타는 마음

평택을 시작으로 서울, 수도권 고속도로, 대학가 주변 등 사람들이 북적이는 곳에는 혜희씨를 찾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아버지 송씨는 이번 설 귀경길에 안성휴게소에서 전단을 나눠주며 딸이 돌아오길 간절히 바랐다.

20년 넘게 실종된 딸을 찾아다니는 송씨의 가족 사연은 주변을 안타깝게 한다. 송씨는 10년 전쯤 부인을 먼저 떠나보냈다. 몸과 마음이 지친 부인에게 지병과 우울증이 찾아왔다. 아내를 잃은 송씨는 한때 극단적인 생각을 했지만 “부인과 딸에 대한 미안함을 져버릴 수 없다”는 생각에 마음을 다잡았다.

송씨는 2015년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에 걸렸을 때도 부인과 딸을 생각하며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송씨는 뇌경색 후유증 등으로 거동에 불편함을 느끼지만 딸을 찾기 위한 노력은 멈추지 않는다.

그는 전국을 돌며 각종 시설을 모두 찾아봤다. 그동안 딸을 찾아다닌 거리만 70만㎞가 넘는다. 사람들에게 나눠준 전단은 300만장 이상이다. 송씨는 기초생활수급 지원금 대부분을 전단과 현수막 제작에 사용한다.

송씨는 딸을 봤다는 제보를 받으면 전국 어디든지 달려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모두 허탕이었다.

◆“여러분께 도움 부탁합니다”…송씨의 호소문

“혜희가 실종된 지 벌써 20년이란 세월이 흘렀네요. 이 못난 아빠는 20년이 지난 지금도 혜희를 찾기 위해 온갖 고통과 수모를 겪으며 하루도 마음 편한 날 없이 전국을 돌며 노력했지만 지금껏 (딸을) 찾지 못해 여러분께 도와달라고 하소연하게 됐습니다. 1999년 2월 13일 송탄여고 2학년에 다니던 당시 오후 10시 10분쯤 도일리 막차에서 30대 초반의 남자와 함께 내렸다는 버스 기사 제보에 실종신고 했고, 1년여간 경찰과 함께 딸을 찾아 봤지만 딸을 찾지 못했습니다. 그후 전 재산을 모두 정리해 전단과 현수막을 만들어 화물차에 싣고 아내와 전국을 돌아다니며 혜희를 찾고자 노력했습니다.

아내는 라면으로 끼니를 대신하며 생활하다 보니 심장병과 우울증으로 시달리다 딸 얼굴이 새겨진 전단을 품에 안고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혼자 남게 된 저도 아내를 따라 죽을 생각을 했지만 혜희를 찾지 못하고는 죽을 수 없다는 생각에 지금도 딸을 찾아다닙니다.

실종 20년이 지난 지금. 실종된 딸을 찾지 못한 저의 애통한 심정을 헤아려 주시고, 딸을 찾는 데 도움 주신다면 평생 은혜를 갚겠습니다. 꼭 도와주세요!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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