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연(51)은 가수이면서도 리포터이며, 인기 강사겸 저자이며, 행사 진행자로도 활약중이다.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판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친숙한 호칭 또는 직업은 ‘국민 안내양’이다. KBS1 ‘6시 내고향’ 프로그램 ‘시골길 따라 인생길 따라’ 코너에서 9년째 버스 안내양으로 뛰고 있다. 매주 월요일 오후 6시 빨간 유니폼을 입고 시골 버스를 타고 전국 팔도 오지를 돌아다닌다. 그런 그를 지난 11일 서울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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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안내양’ 김정연은 “시골 버스이지만, 그 안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인생을 들을 수 있다”라며 “‘인생버스’를 타고 멈추지 않고 계속 시골로 찾아가겠다”고 밝혔다. 제이스토리 제공 |
김정연이 본격적인 버스 안내양이 된 것은 같은 해 3월 9일 강원도 영월 군내버스를 타면서부터다. ‘시골길 따라 인생길 따라’라는 코너 이름도 그때 생겼다. 그렇게 9년여 시골 버스를 탄 그는 “경기 포천과 연천의 군사보호시설 지역 빼고는 전국 시골 버스는 다 타봤다”고 밝혔다. 그는 전국 85개 시·군내버스를 탑승해 최단기간 버스 탑승 거리가 가장 많은 사람으로 한국기록원에 등재돼 있다. 안 가본 곳이 없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지만, 그는 아직도 해줄 이야기가 많다고 했다.

김정연은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없냐’는 질문에 설날(2월 4일)에 방영된 동희 이야기를 언급했다. 경기 여주에서 시골 버스를 타고 이동하던 중 초등학교 3학년 딸과 청각 장애를 가진 엄마를 만났다. 동희는 13년 만에 태어난 귀한 딸이다. 태어날 때부터 심장에 이상이 있어서 4번이나 수술을 받아야 했다. 김정연이 엄마한테 딸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없냐고 묻자 엄마는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했다고 했다.
“딸에게 더 잘해주고 싶었는데, 그렇지 못해 많이 미안해하셨어요. 하지만 동희는 그런 엄마를 보면서 오히려 ‘고맙다’고 ‘엄마가 너무 좋다’고 했죠. 가슴이 뭉클하더라고요. 10살 어린 나이이지만 그만의 사연이 있었죠. 저도 6살 자식이 있는 입장에서 그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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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 가수로 활동 중인 모습. |



“김정연이 국민 안내양에서 국민딸로, 그리고 국민엄마로 멈추지 않고 성장할 수 있도록 계속 달리겠습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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