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응급의료 분야 개척에 앞장서온 윤한덕(51·사진 오른쪽)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이 설 전날인 4일 병원 집무실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사인이 '과로사'로 알려진 가운데, 이국종(〃왼쪽)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은 이 같은 비보에 매우 애통해 했다.
7일 국립중앙의료원 등에 따르면 윤한덕 센터장은 지난 4일 오후 6시쯤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검안의는 '급성 심정지'(심장마비)라는 1차 소견을 내놨다.
설 당일 고향인 광주에 내려가기로 했던 윤 센터장이 주말 내내 연락이 닿지 않자 의료원을 찾은 그의 아내가 윤 센터장을 처음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무실 책상 앞에 앉아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윤 센터장은 평소에도 거의 귀가하지 않고 센터장실에 놓인 간이침대에서 쪽잠을 잔 것으로 전해졌다.
7일 국민일보에 따르면 윤 센터장이 마지막으로 목격된 건 지난 1일 오후 8시쯤 동료 의사와의 저녁 식사가 마지막이었다. 당시 윤 센터장은 공식 일과를 마친 후 퇴근 없이 센터장실에 남아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응급의료센터는 국내 응급의료 인력과 시설을 총괄하는 보건복지부 산하 기간으로 명절에 업무가 늘어난다. 전국 응급실 532곳과 권역외상센터 13곳의 병상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설 연휴를 맞아 교통 사고가 급증하는 등 평소보다 업무량이 증가하자 윤 센터장은 재난 응급의료상황실을 점검하기 위해 퇴근을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전남대 의대 응급의학과를 졸업한 윤 센터장은 응급의학과 전문의로 일해왔다. 2012년 센터장이 되면서 2011년 시범 운항한 닥터헬기가 본격적으로 중증 응급환자 이송 활용 되도록 앞장섰다. 윤 센터장은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08년과 지난해 보건의 날 표창을 받았다.
비보를 접한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은 한 매체에 "윤 센터장은 응급의료계에 말도 안 될 정도로 기여해온 영웅이자 버팀목"이라며 "어깻죽지가 떨어져 나간 것 같다"고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이 교수는 지난해 9월 발간한 저서 '골든아워 1, 2'(흐름출판사)에 ‘윤한덕’이라는 챕터를 만들 정도로 그를 호평해왔다. 이 교수는 고인을 "출세에 무심한 채 응급의료 업무만을 보고 걸어왔다"라고 평가했다.
윤 센터장의 장례는 국립중앙의료원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빈소는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 305호실이다. 조문은 7일 오후부터 가능하며 발인 및 영결식은 오는 10일 오전 9시 거행된다. 장지는 경기도 포천시 광릉추모공원이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아주대학교 병원 홈페이지·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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