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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토니아인의 한국사랑…엘리나 "전생에 한국인이었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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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2-02 15:00:00 수정 : 2019-02-03 09: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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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전생에 한국인이었나 봐요. 이상하게 한국의 역사, 특히 분단된 현대사는 마음이 왜 이렇게 아픈지 모르겠어요.”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에 거주하는 엘리나 시니야르브(30)와 만난 한국인은 그의 유창한 우리말 실력에 놀라고 독학으로 혼자 완벽에 가까운 한국말을 구사한다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란다. 엘리나는 “한국어를 배운지 3년밖에 안 됐다”며 “5∼7년 배운 사람들이 저보다 더 잘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창피하다”고 겸손해했다. 엘리나의 우리말 실력은 충분히 의사소통이 가능한 수준이다. 그런데도 엘리나는 한국어 공부를 멈추지 않고 있다. BBC코리아 라디오 방송 애청자인 엘리나는 “하루에 19분밖에 방송을 안 해서 아쉽다”며 “뉴스와 문화를 다루는 한국 라디오 방송을 듣고 싶은데 더 지적인 한국말을 따라 하고 이를 통해 한국어 실력을 더 키우고 싶다”고 했다. 엘리나는 “TV나 유튜브는 대부분 예능 프로그램인데 따라 하고 싶은 말투는 아닌 것 같다”며 “예능 프로그램은 너무 과장된 개그가 많아서 제가 말을 배우기에 적합한 교재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엘리나는 한국영화 등을 통해 혼자서 우리말을 습득했다. 배우 하정우 주연의 영화 ‘베를린’을 보게 된 것이 계기였다. 영화를 본 이후 한국문화에 관심이 많아졌고 자연스럽게 말까지 배우기에 이르렀다. 엘리나는 에스토니아의 명문 탈린대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수재다. 한국어 이외에도 러시아어와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한국과 한국사람이 이유없이 무조건적으로 마냥 좋다는 엘리나는 에스토니아에서 한국문화를 전파하는 전도사 역할을 자처한다. 에스토니아의 고려인 문화센터에서 한국어 강사로 초빙돼 한국말을 가르치기도 했다. 엘리나와의 만남을 계기로 한국말 배우기에 나선 75세 고려인 할머니도 있다고 한다. 살면서 한국엔 전혀 관심이 없었지만 외국인인데도 한국말을 유창하게 하는 엘리나를 본 뒤 자연스럽게 한국말과 문화에 대한 관심이 생긴 결과라고 한다. 이 할머니 이외 고려인 몇몇이 엘리나로부터 한국어 개인지도를 받았다. 엘리나는 “한국어에 전혀 관심이 없다가 저를 본 뒤 한국말을 배운 이들도 있다”며 “저를 보고 난 뒤 자기 문화와 언어를 모른다는 사실이 창피하기도 하고 한국말에도 관심이 생겼다고 한다”고 말했다.

한국과 한국인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엘리나지만 아직 한국을 방문하는 기회는 갖지 못했다. 엘리나는 “한국으로 이사해 한국에서 살고싶다”며 “에스토니아를 더 많은 한국사람이 찾기를 바라고 두 나라 관계가 훨씬 더 가까워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탈린=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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