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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는 템빨] 명품유모차? 그거 꼭 사야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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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1-26 14:00:00 수정 : 2019-03-18 15: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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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에 비해 다소 늦었던 출산. 매일매일 신세계를 경험 중인 초보맘. 조금 더 쉬운 육아를 위해 평소 '육아는 템빨(장비빨)'이란 말을 신조처럼 믿고 있다. 하지만 진짜 아이에게 필요한 게 뭔지, 어떤 제품을 골라야 하는지 고민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상황이 되풀이 됐고, 온라인 후기를 찾아봐도 실제 후기보다 광고성 후기가 더 많더란 씁쓸한 현실. 육아 관련 쇼핑으로 고민하는 예비엄마들에게 현실적인 팁(TIP)을 제안하고자 마련했다. 초보맘의 육아템 진짜 솔직 구입후기.

뱃속에 아기를 품고 있던 9개월 동안 행복했던 기억보다는 극심한 입덧, 소화불량 등으로 '힘들다', '빨리 낳고 싶어'란 생각만 했던 것 같습니다. 아기를 낳고 나면 어떤 '현실육아'가 펼쳐지는지 감히 상상조차 못한 채 말이죠.

그렇게 워낙 현실감이 없었던 탓일까. 출산·육아용품 준비도 정말 출산 직전까지 미루다 시작했습니다. 미리미리 준비했다면 시행착오도 줄일 수 있었을 텐데요.

게다가 첫째라 경험이 없어서인지 막상 출산·육아용품 준비를 시작하려니 머릿속은 그야말로 백지상태.

그런데 뭐부터 사야할지 모르는 그 순간에도 한 가지 생각만은 머릿속을 절대 떠나지 않았죠. '우리 아기는 뭐든 최고로, 좋은 것만 해줄 거야!'(첫째라면 누구나 이런 생각하죠? 둘째부터라면 아마 달라진다는?!)

일단 '선배맘'인 친구의 조언을 받아들여 예비엄마들이 주로 들어가 본다는 인터넷카페에서 '출산준비리스트'를 다운 받았어요.

꽤 방대한 양의 리스트를 받고 나니 뭐부터 사야 하나 고민이 시작됐죠. 그러다 가장 지출이 많을 법한 물품부터 고민하자란 생각에 '육아 필수템'으로 여겨지는 '유모차' 찾기에 돌입했습니다. 인터넷 쇼핑을 뒤지는 건 기본, 실물도 보고 조금이라도 싸게 살까 싶어 베이비페어 박람회에도 몇 번 다녀온 것 같아요.

세상엔 정말 예쁘고 좋은 유모차가 많더군요. 그런데 웬 걸? 유모차 가격이…. 엄마들 사이에 인기만점이라는 '스**', '싸***', '부**' 등 해외 명품 유모차의 경우 100만원대는 기본이고 200만원을 호가하는 제품도 많더라고요. 이런 유모차들은 대개 국내외 스타들이 사용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엄마들 사이에 선풍적 인기를 누린 경우가 많았어요.

그때부터 저의 유모차에 대한 로망, 갈망, 그리고 고민은 시작됐습니다. 국산 유모차도 물론 훌륭한 제품이 많았고 또 그 만큼 어느 정도 가격대가 형성돼 있던 터라 선택장애는 더욱 심해졌죠. 어느 만큼의 가격대에 어떤 디자인, 또 어떤 기능을 가진 유모차를 선택할 것인가.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 디럭스? 휴대형? 절충형?

 

유모차는 디럭스형과 절충형, 그리고 휴대형 이렇게 세 가지로 구분 됩니다. 디럭스형은 갓 태어난 아기의 안정성을 고려해 본체와 바퀴가 크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에요. 갓 태어난 아기에게 엄마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 중 하나가 '뇌 흔들림 증후군' 같은 거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어린 아가를 둔 엄마들이 안정성을 위해 가장 많이 선택하는 모델이 바로 디럭스형이에요. 또한 디럭스형인 경우, 엄마랑 아기가 마주 보고 이동할 수 있는 '양대면' 기능이 있어 돌 전까지 유용한 아이템이랍니다.

 

하지만 디럭스형은 접고 펴기 용이한 모델은 결코 아니라서 휴대에 취약하다는 게 가장 큰 단점이에요. 소유하고 있는 자동차가 크지 않다면 넣고 빼기도 쉽지 않고, 기내 출입은 당연히 안 된다는 거죠. 게다가 같은 브랜드에서 나온 유모차라 해도 디럭스형은 절충형이나 휴대형보다 훨씬 비싼 편이에요. 

 

휴대형은 디럭스형과 반대로 작은 부피에다 가볍고 접고 펴기 용이한 대신 양대면 기능이 없는 경우가 많았어요. 가격은 저렴한 편이지만. 문득 '왜 모든 조건을 만족하는 제품은 나오지 않는 것인가?'란 의문이 들었어요.

 

그때 절충형을 알게 됐죠. 절충형은 말 그대로 디럭스형과 휴대형의 중간이랄까. 크기도 적당, 안정성도 적당, 물론 접는 기능도 있고요. 하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긴 합니다만 안정성에 중점을 둔 디럭스, 이동 시 편리함에 중점을 둔 휴대형 등 양극단의 장점을 완벽하게 충족시켜주는 제품은 찾기 어려울 것 같았어요. 

 

 

결국 먼지만 뽀얗게 쌓여버린 디럭스형 유모차.

◇결국 비싼 유모차를 샀지만…

 

그래서 저는 결국 뭘 샀냐고요? 결론을 말씀 드리자면 저는 디럭스형과 휴대형 둘 다 샀습니다. 처음부터 의도한 바는 아닌데, 아기를 둔 집이라면 공감하실 듯. 아기의 안전을 위해 디럭스를 사긴 샀는데 부피가 커서 도저히 안 되겠더라고요. 요새 유모차 2개 하시는 분들 많다는 얘기에 위안 삼으며….

 

고대하던 첫째 아이, 최고만 해주고 싶던 마음에 저도 가격이 만만치 않은 디럭스형 제품을 샀더랬고, 몇 달 뒤 여행을 핑계로 기내용 휴대 유모차를 하나 더 장만했습니다. 두 제품 모두 기능이나 내구성 등은 매우 만족스러웠다는 말씀부터 드릴게요.

 

처음엔 '디럭스와 휴대용 두 개를 꼭 다 사용할 거야'라고 다짐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작고 가벼운 휴대용에만 자꾸 손이 가더라고요. 그렇게 몇 달을 더 지내보니 디럭스는 어느덧 현관 한 구석에 얌전히(?) 처박혀 있는 그런 신세가 되고 말았습니다. 하아~ 진짜 먼지만 살포시 앉아 있더라고요. 

 

원래 유모차는 사용기간이 0~3세(디럭스), 0~5세(휴대용)라고 표기된 경우가 많은데 돌 지나고 걷기 시작하니 아이가 유모차에 타는 자체를 싫어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타는 횟수는 더 줄었다는…. 집 밖에 몇 번 가지고 나가지도 못할 거 왜 그렇게 비싼 돈을 주고 샀는지 가끔 뼈저린 후회도 합니다.(아!!! 물론 오랫동안 잘 사용하신다는 엄마들도 많으세요. 개인차가 분명 존재하니까요.)

 

 

경차 트렁크에도 쏙 들어가는 콤팩트한 디자인의 휴대용 유모차가 많이 출시돼 있다.

 

◇아기가 태어날 계절도 고려하세요

 

구입 전 유모차를 얼마나 사용할 수 있을지 아기가 태어난 달을 고려해보는 것도 중요해요.

 

유모차 구경하려고 백화점에 갔더니 그곳 직원분이 제게 "아기가 언제 태어나죠?"라고 물어보시더라고요. 제가 "10월이요"라고 했더니 그분이 "어머 10월 출산이시면 아기 3개월 땐(1월) 한겨울이겠네요. 생후 3개월은 돼야 유모차 타고 나갈까 말까한데 그 때는 추워서 어디 못 나갈 걸요. 그냥 사지 말고 기다리셨다가 애 6개월 즈음(봄 되면) 휴대용 하나 사세요"라고 솔직하게 말씀해 주셨어요. 아이 데리고 외출할 수 있게 되는 시기, 그 계절이 언제인지 계산해보고 사는 것도 매우 중요한 팁이 아닐까 싶네요.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렇게 출산 전에 다 사놓겠다고 힘든 몸을 이끌어가며 유모차를 사놨는지 사실 좀 후회가 돼요. 그때 백화점 직원 말만 잘 새겨 들었어도…. 또, 디럭스든 휴대용이든 가격이 부담된다면 굳이 무리해 가면서까지 구매할 필요도 없다는 것. 요즘은 몇 개월만 렌탈해서 쓰는 경우도 많다고 하니 초보맘들, 참고하세요~

 

한 가지 팁을 더 드리자면, 유모차 본체를 사는 것만으로 끝이 아니라는 점~! 신생아를 위한 바구니 카시트를 시작으로 컵홀더, 시트, 방한커버, 레인커버, 풋워머, 유모차걸이 등 추가로 구매해야하는 옵션이나 부속품들이 참 많아요. 이런 것들도 예산에 포함해서 현명하고 합리적인 구매하시길 바랍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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