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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은 알코올 중독 없는 술"… 프랑스 장관 발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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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1-17 11:32:35 수정 : 2019-01-17 13:3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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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농업장관이 와인(포도주)은 알코올 의존을 일으키지 않는다고 주장했다가 논란에 휩싸였다.

디디에 기욤 프랑스 농식품부 장관은 16일(현지시간) BFM 방송에 출연해 “와인을 다른 술에 비견할 수 없다. 알코올 중독은 진정 문제이고 젊은 사람들의 폭음이 큰 문제이지만, 나는 젊은이가 나이트클럽에서 코트 뒤 론(론지방에서 생산된 포도주)을 마시고 만취해서 나가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청년층의 폭음 문제는 와인이 아닌 위스키와 보드카 등 독주나, 서로 다른 술을 섞어 마시는 것에서 기인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인생의 아름다움을 알려면 와인 한 잔쯤 즐길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게티이미지뱅크
알코올 중독 문제 전문가들은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며 반박했다. 정신과 의사이자 알코올 중독 문제 전문가인 미셸 레노 박사는 트위터에서 “와인을 마시고 만취하는 사람들이 매일 생긴다. 병원 응급실에 한번 가봐라”고 꼬집었다. 프랑스 알코올중독예방협회의 베르나르 바셋 부회장도 트위터에 “와인도 다른 술과 마찬가지로 마시면 취한다”고 적었다.

일각에서는 기욤 장관의 발언이 프랑스 정부에 대한 와인 업계의 강력한 로비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농업담당 보좌관으로 와인 업계의 대표적인 로비스트였던 오드레 부롤로가를 발탁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

와인의 종주국을 자처하는 프랑스에서는 포도주는 술이 아닌 음료라는 인식이 다른 나라보다 강하다. 그러나 와인이 다른 술처럼 건강에 해로우므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강해지면서 논쟁이 자주 일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도 과거 와인을 알코올 중독 등 심각한 음주와 상관없는 술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는 지난해 2월 파리 농업포럼을 방문했을 때 주류 광고 규제 강화를 요구하는 사람들에게 “나도 매일 점심 저녁에 한두 잔씩 와인을 마신다. 프랑스인들에게 휴식을 좀 주자”며 술 광고 규제를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을 일축했다. 이는 며칠 전 아녜스 부쟁 보건장관이 방송에 출연해 “과학적으로 와인은 다른 술과 같은 알코올이며, 이제는 알코올이 건강에 나쁘다는 얘기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한 반박이었다.

프랑스는 유럽에서 주류 소비량이 가장 많은 나라에 속한다. 유럽에서 프랑스보다 술을 많이 마시는 나라는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체코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약물중독감시협회(OFDT)에 따르면 프랑스 주류 소비의 58%는 포도주다.

임국정 기자 24hou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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