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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촬영회'에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유튜버 양예원(오른쪽)이 이런 혐의로 구속 기소된 촬영회 모집책 최모씨(46)의 선고공판이 열린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부지법으로 들어서면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
이른바 '비공개 촬영회'에서 유튜버 양예원(25)을 성추행하고 노출 사진을 촬영해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촬영회 모집책에게 법원이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앞서 지난달 7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징역 4년의 실형을 구형한 바 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4 단독(이진용 판사)는 9일 오전 성폭력범죄특례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강제추행 혐의로 구속 기소된 촬영자 모집책 최모씨(46)에게 징역 2년6개월과 8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이수, 5년간의 관련 기간 취업제한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최씨는 강제추행을 한 적이 없다고 범행을 부인하고 있지만 양예원과 다른 피해자 김모씨의 진술이 수사 단계부터 매우 일관적이고 구체적이며 비합리적이지도 않다"며 "양예원은 피해자가 아니라면 알 수 없는 구체적인 정황까지 자세히 진술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최씨는 반포하지 않을 조건으로 찍은 피해자들의 사진을 유출해 해당 사진들이 인터넷 음란 사이트까지 공공연하게 전파되는 등 피해가 매우 크고 촬영 과정에서 추행을 범해 죄질이 가볍지 않다"며 "피해자들과 합의하거나 피해가 복구되지도 않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날 이은의 변호사와 함께 법정을 찾은 양예원은 방청석 첫째줄에 앉아 최씨에 대한 선고를 지켜봤다.
이 변호사는 선고를 앞두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피해자가 이 이상 구체적이고 일관적으로 진술할 수 있겠나 생각한다"라며 "(최씨가) 강제추행 혐의를 부인하는 건 형량을 낮추기 위한 행동"이라고 지적하며 유죄를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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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1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2015년 있었던 '비공개 촬영회' 중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 중인 양예원. 양예원 페이스북 |
앞서 최씨는2015년 1월 서울 마포구 합정동 소재 스튜디오에서 한 여성 모델에게 '옷을 빨리 갈아입으라'고 다그치며 성추행하고, 같은해 7월 양예원의 노출사진을 115장 촬영해 지난해 6월 지인들에게 넘겨 유출함 혐의를 받았다.
이울러 2016년 8월 양예원의 속옷을 들치고 성추행했으며, 같은해 9월~지난해 8월 13회에 걸쳐 여성 모델들의 노출 사진을 동의 없이 유포한 혐의를 받아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달 7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피해자 진술이 일관되고 최씨의 범죄로 여러 여성이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었다"며 최씨에게 징역 4년과 신상정보 공개 및 수감, 취업제한 명령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에 최씨는 최후진술을 통해 "사진 유출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하고 뉘우친다"며 "피해자께 진심으로 사죄드리고 싶다”고 노출사진 유포 혐의는 인정했다.
그러나 “추행한 사실은 없다”며 성추행 혐의는 부인했다.
최씨의 변호인은 "양예원이 처음 추행이 있었다고 주장한 2015년 8월29일 이후에도 여러 차례 촬영을 요청했으며, 양예원이 스튜디오에 있었다고 주장한 자물쇠를 두고 수차례 말을 바꿨다"라며 강제추행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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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예원이 지난해 5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 당시 '비공개 촬영회'에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하면서 자물쇠로 잠긴 스튜디오에서 촬영이 진행됐다고 밝혔으나 이후 재판에 증인으로 참석해서는 '자물쇠는 없었다'고 말을 번복했다. |
실제 지난해 5월25일 머니투데이가 비공개 촬영회가 진행된 스튜디오의 실장 A씨에게 단독 입수한 양예원과 A씨의 카카오톡 메신저 대화 내용과 '비공개 촬영회 모델 초상권 계약서'에 따르면 양예원은 처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2015년 8월29일 이후에도 9월 6·12·18일 등 3차례의 촬영을 추가 진행했다.
양예원은 추행이 발생했다고 주장한 8월29일 이후에도 A씨에게 카카오톡 메신저로 9월2일 오전 12시28분쯤 촬영 약속을 잡으면서 "유출 안 되게만 잘 신경써주시면 제가 감사하죠"라고 보내기도 했다.
당시 경찰 조사에서 A씨는 '합의에 의한 촬영이었다'며 무고죄와 명예훼손 혐의로 양예원을 맞고소했다.
이에 온라인상에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중심으로 A씨가 공개한 카카오톡 대화 내용과 계약서 내용 등이 일판만파 확산돼 '합의에 의한 촬영'이라는 주장과 '비공개 성추행 촬영'이라는 반박이 맞붙으면서 공방을 키웠다.
지난해 7월9일 A씨는 경기도 구리 암사대교 부근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고, 경찰은 A씨에 대해 '공소권 없음'으로 수사를 종결하며 논란은 일단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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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10일 오전 서울 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유튜버 촬영물 유포 및 강제추행 사건' 2차 공판을 방청한 뒤 피해자 양예원(오른쪽)과 이은의 변호사(왼쪽)가 법원 청사를 나서면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
앞서 양예원은 SNS에 지난해 5월 비공개 촬영회 당시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하면서 "(스튜디오)문을 열고 들어가자 마자 실장님께선 문을 자물쇠까지 채워 걸어 잠그셨다"고 밝혔다.
당시 양예원은 2015년 7월 서울 마포구 합정역 인근의 한 스튜디오에 피팅모델로 지원했으며, 실제 촬영은 자물쇠로 잠겨 폐쇄된 공간에서 남성 20여명에게 둘러싸인 채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 과정에서 성추행과 협박을 당했다고 밝혀 파문을 불러 일으켰다.
다만 지난해 10월 열린 A씨에 대한 강제추행 혐의 공판기일 증언에서는 "자물쇠를 본 적 없다"고 번복한 바 있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양예원 페이스북·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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