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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신년사를 발표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신화망 캡처 |
매년 자신의 집무실에서 신년사를 발표하는 대표적인 인물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다. 시 주석은 2014년 신년사를 발표하며 자신의 베이징 중난하이 집무실을 처음 공개했다. 당시 집무실 책상에는 중국 고위인사와 통하는 전화기와 메모지가 놓여 있었고 뒤에는 만리장성 그림이 걸려있었다. 시 주석의 책상 뒤에는 중국 국기가 세워져 있고 서재에는 서적과 시 주석의 어린시절을 담은 사진 액자들이 놓여 있었다.
중국 언론들은 매년 시 주석의 집무실을 관찰하며 무엇이 달라졌는지 분석하기도 한다. 인민일보는 1일 “(시 주석의) 서가에 배치한 사진들은 국가의 기억을 담고 있다”며 “지난해 중국 정치를 이해하고 시 주석에게 다가가는 창구”라고 집무실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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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무실. 트위터 캡처 |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집무실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인사를 만나거나 주요 사안을 소개하며 이를 참모들에게 보고받는 모습을 담아 미국 국민들과 공유한다. 관심을 받는 사안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국민과 함께하자는 의미에서다. 트럼프는 지난 24일 트위터에 자신의 집무실에 앉아 대북관련 보고를 받는 모습을 올렸다. 지난 8월에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대북 보고를 받는 모습을 트위터에 올렸다. 이처럼 미국은 북한과 외교 상황을 집무실 사진을 통해 내비치고 있었다.
미국 대통령의 집무실 곳곳에는 역대 미국 대통령 사진이 걸려있다. 다른 정상의 집무실처럼 국기가 세워져 있는 모습이다. 특히 트럼프의 집무실에는 역대 대통령 사이에 대대로 내려온 일명 ‘결단의 책상(Resolute Desk)’이 있다. 이 책상은 1880년 영국 빅토리아 여왕이 미국의 19대 대통령 러더퍼드 헤이스에게 감사와 화해의 뜻을 담아 선물로 보낸 것으로 19세기 중반 미국과 영국 간 충돌 직전 북극해에서 실종됐던 영국 탐험섬 ‘레졸루트’호의 선박나무로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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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집무실. 조선중앙TV 캡처 |
김 위원장의 집무실은 다른 정상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중심에는 갈색 소파가 놓여 있고 소파 앞 책상에는 전화기와 마이크가 놓여있는 모습이다. 벽면에는 김 위원장의 할아버지 김일성과 아버지 김정일의 초상화가 걸려 있었다. 3대 세습된 북한 정권을 상징하는 모습이다. 액자 사이로는 북한 인공기가 세워져 있었고 양쪽 초상화 사이에는 큰 거울이 있었는데 그 앞에는 아버지의 사진을 작은 액자와 조그만 시계가 놓여 있었다. 양 벽면은 서재로 꾸며져 각종 서적이 자리해 있었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자신의 집무실에서 신년사를 진행한 것에 대해 북미 비핵화 협상이 중단된 상황에서 미국을 향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1일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옷과 집무실, 신년사 내용 중 상당부분을 북미관계에 할애했다는 점을 보면 트럼프와 대화에 강한 방점을 두고 있는 신년사”라고 설명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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