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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보다 사진… 시진핑 사진의 정치학 [월드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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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1-01 21:00:00 수정 : 2019-01-01 19: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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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신년사 한 집무실 서가에 사진 배치 / 당과 군, 중국굴기 강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19년 신년사를 한 집무실 서가(書架)의 사진은 ‘중국 굴기’를 이야기했다. 시 주석이 앉은 자리의 뒤쪽과 오른쪽에 놓인 15장의 사진은 공산당의 강력한 영도와 강한 군사력을 동반하고, 슈퍼파워인 미국과 좌웅을 겨루는 ‘중국 굴기’를 상징했다.

때로는 직접적인 말보다 한장의 사진이나 연설 장소가 정치 지도자의 의도를 더욱 도드라지게 할 수 있다. 시 주석이 매년 신년사를 발표할 때마다 나오는 집무실 서가의 배경 사진이 주목을 받는 이유다. 바로 사진의 정치학이 갖는 묘미가 담겨 있어서다. 자신의 의도를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그러나 확실하게 청중에게 전달할 수 있는 훌륭한 정치적인 소통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시진핑 주석 집무실에 배치된 15장 사진 배치도. 시 주석 오른쪽 뒤에 시 주석이 지난해 3월 헌법선서하는 모습과 미사일 구축함 창사함에서 장병들과 함께 한 모습의 사진이 보인다.
CCTV 인터넷판 캡처
◆강력한 공산당 영도와 강한 군대…. 중국 굴기의 상징

중국 중앙방송(CCTV) 인터넷판은 1일 시 주석이 전날 신년사를 발표하면서 공개된 중난하이(中南海·중국 고위인사들이 모여 있는 고급 주택가) 집무실에 놓인 사진을 소개하며 “지난해 중국 정치를 이해하고, 시 주석에게 다가가는 창구”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시 주석의 집무실에 놓은 15장의 사진은 정치적 고려를 따져 세심하게 배치됐다. 이번에 나온 사진은 평년과 비슷한 수준인 15장이다. 이 가운데 7장은 지난해 찍은 것이다. 시 주석 정면 바로 뒤 좌·우에는 당의 영도와 강군을 강조하는 사진이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배치됐다. 우선 지난해 3월 17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기간 중 시 주석이 헌법 선서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보인다. 시 주석은 당시 국가주석과 군사위원회 주석으로 재선출 된 후 헌법 선서를 했다. 중국 지도자로서는 역사상 첫 헌법 선서 장면이다.

그리고 눈에 띄는 것이 중국 미사일 구축함 창(長沙)함 갑판에서 해군 장병과 함께 찍은 사진이다. 지난해 4월 12일 시 주석은 하이난(海南)성 앞의 남중국해에서 해군 열병식을 참관한 뒤 중국 군인들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이 밖에 당과 군을 강조하는 사진은 시 주석의 오른쪽 책장에 놓여있다. 2017년 7월 중앙군사위가 처음 8·1 훈장을 수여하는 행사와 군복을 입은 시 주석이 건군 90주년 열병식 행사에 참석하는 사진이다. 또 2017년 10월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직후 최고 지도부 인사들과 함께 공산당 제1차 당 대회 개최지인 상하이를 찾아 입당 선서를 하는 모습의 사진도 있다.

시 주석이 9월 3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아프리카 협력포럼 정상회의’ 당시 아프리카 53개국 지도자들과 회의장에 함께 들어서는 장면의 사진도 한쪽에 배치했다. 

시 주석 집무실 오른쪽 책장에 배치된 세 장의 사진. 2017년 7월 30일 군복을 입은 시 주석이 건군 90년을 맞아 대규모 열병식에 참석하는 모습의 사진이 보인다.
CCTV 인터넷판 캡처
◆가족사진, 아이들과 함께한 사진…. 시진핑 인간적인 면 부각 노력도

집무실 서가에 놓인 15장의 사진 가운데 4장은 시 주석 가족과 관련됐다. 군복 차림의 ‘청년 시진핑’ 사진과 함께 부친 시중쉰(2002년 별세) 전 부총리, 모친 치신 여사, 부인 펑리위안, 딸 시밍저 등이 나오는 가족 사진 4장이 정면 아래쪽에 배치됐다. 시 주석이 모친과 함께 손을 잡고 걷는 사진이나 몸이 불편한 시 전 부총리의 휠체어를 직접 밀며 가족과 함께 산책하는 모습 등은 시 주석의 인간적인 측면을 부각하려는 의도가 드러난다. 지난해 4월 2일 시 주석이 베이징에서 열린 식목행사에서 어린이들과 함께 있는 모습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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