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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신고·美 반대급부… 단계적 접근이 현실적” [2019 한반도 정세 - 신년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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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총선·미국 대선 앞두고 있어 / 2019년 그 틀 완성 않으면 해결 난망 / 北 핵무력 완성 선언 후 새 판 전개 / 신뢰 쌓기 전 ‘패키지 딜’ 쉽지않아 / 6·12회담 후 北·美 일종의 기싸움 / ‘타임테이블’은 거의 완성됐을 것 / 시안이 복잡할수록 단계적 접근을 / 우리 정부도 중재자 역할 계속 해야”
지난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를 기점으로 시작된 북한과의 대화는 전례 없는 3차례 남북 정상회담과 첫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다. 극한으로 치닫던 한반도에는 해빙무드가 깃들었다. 하지만 기대감이 컷던 탓일까. 진전은 여기까지였다. 후반기 들면서 북·미 비핵화 협상은 정체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고, 결국 해를 넘겼다. 남·북·미는 새해 또다시 출발선에 섰다. 올해도 치열한 기싸움과 신경전이 예상된다. 북한의 비핵화 실행 여부와 이에 따른 미국의 상응조치, 촉진자 남한의 역할론 등이 어떤 형태로 접점을 찾아갈지 주목된다. 이를 바라보는 시선과 평가는 여전히 엇갈린다.

더불어민주당 이수혁 의원은 세계일보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6·12 정상회담 이후 6개월은 북·미가 서로 ‘두드려보는’ 시간이었다”며 “내년에는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2003, 2004년 초대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를 지낸 그는 여권 내 대표적인 외교·안보통이다. 주미대사관 참사관 근무 당시엔 남북 비공식 경로인 ‘뉴욕채널’을 개설했다. 2016년 문재인 대통령의 ‘영입인사 3호’로 정계에 입문해 현재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여당 간사를 맡고 있다. 이 의원은 “사안이 복잡할수록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북핵 신고와 반대급부 제공은 단계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한국과 미국이 각각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있는 만큼 2019년에 그 틀을 완성하지 않으면 북핵 문제 해결의 기회는 당분간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불어민주당 이수혁 의원이 세계일보와 신년 인터뷰에서 “북핵 협상은 단계적 접근이 현실적이라는 것이 나의 소신”이라고 밝히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다음은 이 의원과의 일문일답.

―2018년 한반도 정세 변화와 외교적 성과를 평가한다면.

“그 전 해와 비교하면 지옥에서 천당으로 올라왔다. 남·북·미 3국 지도자들의 결단이 없었으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다.”

―북한이 변했나.

“북한 역시 협상의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다. 경제적인 압박이 없었으면 북한이 이렇게까지 나왔을까 하는 생각은 하지만, 그렇게만 볼 것은 아니다.”

―북한 핵위협이 계속되고 있을 때도 협상 재개를 강조했다.

“북핵 문제는 1994년 북·미 제네바합의부터 보면 25년이 넘었다. 그간 굉장한 학습효과가 있었다. 무모한 전략이나 정책이 취해지지 않으리라고 봤다. 북한이 2017년 말 핵무력의 완성을 선언했는데, 그 변곡점을 지나 새로운 판이 전개됐다. 핵을 일단 만들어놓고 나면 어떻게 쓸 것인가(how to use)를 고민하는 단계로 넘어간다. 그런 변화도 협상 국면으로 접어드는 데 일조했다.”

―6·12 합의와 그간 이행 노력에 대한 평가는.

“6·12 합의 후 북·미 간 일종의 기싸움이 있었다. 6·12 합의 관련 합의문 순서, 용어 등을 놓고 여러 비판이 나왔는데 당시만 해도 실무회담을 하지 않았고 톱다운 방식으로 합의가 이뤄졌다. 다듬어지지 않았을 수 있다. 일단 (양 정상이) 한번 서로 만나보고, 현재 신중 모드로 돌아선 것이다.”

―내년 초 북·미협상이 재개될까. 전망은.

“1, 2월쯤 되면 큰 틀의 사전 정지작업은 이뤄질 것이라는 판단하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쯤을 제시했다고 생각한다. 각자 플랜을 만들고 있을 것이다. 지난 10월 초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특별대표를 만났을 때 ‘타임테이블은 거의 다 됐다’는 취지로 말했다. 지금쯤 거의 만들어졌을 것이다.”

―남북관계가 비핵화보다 앞서간다는 지적이 있다.

“미국도 남북관계 발전이 핵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다만 북·미 관계가 급진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특정 시점까지 참아 달라는 것이다. 제재 완화는 북한의 변화가 없으면 안 된다는 것이 미국 입장이다. 특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조치는 국제사회에서 북핵 폐기가 확실하다는 폭넓은 합의가 없으면 수정되기 어렵다. 문 대통령도 이 점을 인지하신 것으로 생각된다.”

―일본 등 주변국 영향은.

“6자회담 수석대표 할 때 워싱턴 가는 길은 도쿄를 통해 가는 게 편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한·일관계는 한·미관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삭간몰’ 기지 보도 등을 보면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의혹도 제기되는데.

“원자로 가동은 중단이 어려우니 어쩔 수 없을 수 있다. 하지만 우라늄 농축이나 핵무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제조를 계속하는 것은 안 된다. 비핵화 선언을 해놓고 동결을 약속한 바 없기 때문에 핵활동을 계속한다고 하면 핵폐기 진정성에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패키지 딜’이 바람직한가, ‘단계적 접근’이 바람직한가.

“패키지 딜, 일괄타결은 쉽지 않다. 심장수술을 할 사람이 감기가 걸렸으면 감기부터 나아야 본격적인 개심수술(開心手術)을 할 수 있다. 북한에게 핵은 체제보장의 요체다. 당장 핵무기를 해체하고 반출하라, 폐기하라고 요구할 만큼 (북·미) 서로 신뢰가 있지 않다. 미래(핵시설), 현재(핵물질), 과거(핵무기) 순서로 단계적으로 접근하면서 신뢰를 쌓아야 한다. 핵무기를 내놓을 때는 비핵화의 완성이다.”

―미국은 단계적 접근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 같다.

“나는 현실주의자다. 문제를 풀기 위해 단계적 방법을 제안하는 것이다. 신고도 단계마다 하면 된다. 전체 리스트를 제출한들 신뢰할 수 있나. 리스트를 제출하면 옳다, 그르다를 선언할텐데 그건 폭탄돌리기 게임이다. 단계적 접근이 더 빠른 길이다.”

―우리 정부의 역할은.

“현재도 북·미 사이 조정자 노력을 하고 있는데 그런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우리가 중재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다. 운전석에 앉아 있다는 것은 아니다. 핵 포기만이 김 위원장이 추진하는 경제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는 얘기를 계속해 줘야 한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이수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전북 정읍(70) △서울대 외교학과 △외시 9회 △주유고 대사 △외교통상부 차관보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 △주독일 대사 △국가정보원 제1차장(해외 담당) △단국대 석좌교수 △제20대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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