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덧 하루만 지나면 한해 마지막을 알리는 성탄절이다. 벌써 1년 중 마지막 주를 맞게 된 것이다. 올해를 단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지속가능한 2018년’이었다고 할 수 있다.
올해는 크고 작은 많은 기업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유독 보고서 전반에 ‘유엔 SDGs(지속가능개발목표·위 로고)’ 실천과 이행을 집중 게재했다. 현재 SDGs를 바탕으로 어떻게 지속가능경영을 전개하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전 세계 인류와 지구환경에 기여해 나갈 것인지 표현한 것이다.
지난해와 비교해볼 때 재계의 관심은 지속가능경영으로 대거 옮겨가고 있다. 특히 올해는 많은 기업이 기존 운영하던 CSR(사회공헌)팀을 지속가능경영팀으로 변경하고, 지속가능을 실천할 새 조직을 신설하거나 개편했다. 또한 사회적 가치 실천을 지속가능과 SDGs로 정조준 한 기업도 대폭 늘어났다.
그런 모습을 반영해서인지 대부분 송년모임이 많을 지난주와 이번주 UN지원SDGs협회에는 관련 안내 요청과 관련 일정들이 쇄도했다.
지난 17∼18일에는 20대 국회 공식 의원 연구단체인 ‘국회 UN SDGs 포럼’의 정책연구보고서 제출이 있었다. 이 포럼은 유엔 회원 193개국 중 생긴 최초의 SDGs 의회 협의체로, 유엔 내에서도 크게 주목하는 모델이다. 협회는 45명의 여야 의원들이 활동하는 이 포럼의 사무국을 맡아 해마다 국회를 중심으로 SDGs 확산을 주도해왔다. 18일과 20일에는 국내 1위 HR 서비스 회사인 삼구아이앤씨에 SDGs를 설명할 수 있는 자리를 가졌으며, 19일에도 국내 1위 아웃도어 의류 브랜드인 블랙야크의 지속가능패션 브랜드 ‘나우’(Nau)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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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세종시에서 열린 '지속가능한 스마트시티 심포지엄'의 발표 연사로 나서기 전 기념 사진을 찍은 필자. |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21일에 필자는 대규모 국가사업인 ‘스마트시티’ 시범도시로 선정된 세종시의 ‘1회 지속가능한 스마트시티 생태계 심포지엄’ 주요 연사로 나서 UN SDGs에 대해 설명할 기회를 가졌다.
이처럼 짧았던 지난 한주는 국회와 기업, 지방자치단체와 만나 SDGs의 DNA를 전파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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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와 기념 사진을 찍은 구자관 삼구아이앤씨 책임대표사원(왼쪽). |
삼구아이앤씨는 HR 서비스라는 개념조차 생소하던 50년 전 설립돼 우리나라 인력 개발과 제조 위탁의 산 역사를 만들어왔다. 지금은 2만8000 명의 임직원과 매출 1조원, 22개 자회사를 둔 굴지의 국내 1위 HR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성장의 근간에는 설립자인 구자관 회장(책임대표사원)의 ‘사람과 직원 중심’이라는 확고한 생각이 자리 잡고 있다. 구 회장은 자신을 책임대표사원이라 부르며 국내 단 하나뿐인 ‘최고경영자(CEO)이자 사원’인 직함으로 불리길 원한다. 실제 회사 주요 임직원도 구 회장을 모두 ‘책임대표사원님’으로 호칭했다. 불평등을 해소하고, 지속가능한 고용과 노사, 성장을 추구하는 한편, 이를 바탕으로 삼구의 임직원이 있는 모든 현장이 지속가능한 환경이 되도록 노력해온 점에서 유엔 SDGs와 많은 부분 맞닿아있는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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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소재 블랙야크 본사 1층에 마련된 지속가능 패션 브랜 '나우'(Nau) 매장. |
지난 19일 만난 블랙야크의 지속가능 패션 브랜드 나우는 탄생과 성장에 이르는 모든 과정이 ’지속가능성’에 기반하고 있다. 2007년 미국 포틀랜드에서 탄생한 친환경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의류로 나이키와 파타고니아, 아디다스 개발자들이 직접 투자하기도 했다. 2015년 당시 국내 아웃도어 1위 기업인 블랙야크는 나우의 인수를 발표했으며, 현재 북미 시장과 한국에서 다양한 마케팅과 캠페인을 통해 소비자와 시장에서 지속가능성을 확산하고 있다.
당시 만난 나우의 마케팅 담당은 미팅 말미에 특별한 책 두권을 건넸다. 당연히 지속가능경영보고서라 짐작했으나, 예상은 빗나갔다. 소재와 탄생배경 모두 서스테이너블 패션(sustainable fashion·지속가능한 패션)을 추구하는 나우의 도전과 실험이 한눈에 표현 된 ‘나우 매거진(magazine)’이었다. 당장 눈앞의 이익이 아닌, 지구 환경과 사회변화를 위해 다음 세대가 입어야 할 패션을 정성스럽게 설명한 브랜드 잡지여서 그 의미가 매우 특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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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lsks 21dlf 세종시에서 개최된 '지속가능한 스마트시티 심포지엄에서 진행된 UN지원SDGs협회의 발표 모습. |
지난 21일 오전 세종시에서 개최된 1회 지속가능한 스마트시티 생태계 심포지엄의 열기는 무척 뜨거웠다.
앞서 정부는 지난 7월 스마트시티 시범도시로 세종시와 부산시를 선정하였고, 1조7000억의 예산을 투입해 2021년 준공 및 입주를 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스마트시티는 AI(인공지능)와 IoT(사물인터넷), 5G(5세대 이동통신), 헬스케어, 빅데이터, 모바일, 자율주행, 금융, 의료, 웨어러블 등 모든 미래기술이 총집합한 도시를 뜻한다. 이 사업을 위해 SDGs를 기반으로 한 환경 설계와 국제적인 모델화가 집중 논의된 것이다. 또한 이 자리에는 여당의 중진의원을 비롯한 류순현 세종시 행정부시장,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 부총장 등 각계를 대표하는 인사들 300여명이 대거 참석해 유엔 SDGs와 미래 친환경 도시에 대한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협회는 스마트시티에 SDGs를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설명했고, 함께한 친환경 글로벌 수처리 기업 부강테크는 이 시스템을 도시에 어떻게 시행할 것인지 각각 설명했다.
협회는 올해 지속가능경영이 진행되는 현장이라면 어디든 어김없이 찾아가 유엔 SDGs를 설명했다. 기업과 지자체는 대부분 이를 크게 환영했고, 그 결과 그들의 모델을 유엔에서 직접 설명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한편, 새로운 시장에서도 적극 확산시켰다. 이제는 올해 거둔 SDGs 성과들이 빠짐없이 2019년으로 이어져 기반을 더욱 넓힐 때다. 불과 며칠 남지 않은 새해가 더욱 기다려지는 이유다.
김정훈 UN지원SDGs협회 사무대표 unsdgs@gmail.com
*UN지원SDGs협회는 유엔 지속가능개발목표 지원 기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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