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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방 삼고무·오고무 ‘전통이냐, 창작이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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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12-17 19:32:29 수정 : 2018-12-17 19:3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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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이냐, 창작이냐.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와 제97호 살품이춤 보유자인 우봉 이매방(1927~2015) 선생의 삼고무와 오고무 저작권 등록을 두고 한국무용계가 뜨겁다. 우봉이매방아트컴퍼니가 지난 1월 삼고무·오고무에 대한 저작권 등록을 마치자 우봉 이매방춤 보존회 비상대책위원회(보존회)가 최근 “무형문화유산의 사유화를 반대한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삼고무와 오고무는 무용수의 뒤와 좌우에 북을 세 개, 다섯 개씩 두고 추는 춤이다.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제이홉이 지난 1일 멜론뮤직어워드 시상식에서 펼친 ‘아이돌’ 무대를 찾아보면 쉽게 이해된다. 당시 제이홉이 세 개의 북 앞에서 격한 춤을 추는 가운데 위·아래, 좌우의 여성무용수들이 삼고무를 선보였다. 
지난 1일 멜론뮤직어워드 시상식에서 방탄소년단이 선보인 삼고무 배경의 ‘아이돌’ 무대. 동영상 캡처.
문제는 이 삼고무를 개인의 창작물로 보고 저작권을 보호할 것이냐, 판소리 같은 전통으로 볼 것이냐를 놓고 불거졌다. 보존회 측은 “삼고무와 오고무는 승무의 외북에서 유래돼 파생된 춤으로 이매방 명인 이전부터 삼고무·오고무 형식의 북춤이 추어졌고 전국적으로 여러 형태의 삼고무· 오고무가 존재했으므로 이매방 선생님의 독창적인 창작물로 볼 수 없다”며 “삼고무, 오고무는 국극스타 임춘앵에 의해 창안되어 널리 보급되며 민속춤으로 인식되었고, 이매방 선생님의 북춤은 문화재 지정 이후 전국으로 보급 전승되었다”고 주장했다.

이매방 선생의 제자 120여명이 소속된 보존회 측은 “무형문화유산의 저작권 등록 및 주장은 국민 누구나 향유하여야 할 전통문화의 근간을 흔들게 된다”며 “이매방 선생님은 생전에 ‘내 춤이 전국 방방곡곡에 퍼져야 한다.’고 제자들에게 항상 말씀하셨고 전국 각지에서 본인의 춤을 추는 것에 대한 어떠한 권리 주장을 단 한 번도 하신 적이 없으며 이는 현재의 법 해석상 원저작자의 저작권리권 포기로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존회는 또 “저작권을 이용해 공연 활동과 학습 등을 침해하는 것은 가난한 전통무용가들을 도탄에 빠지게 하는 행위”라며 “전통문화의 올바른 계승을 저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보존회는 이 같은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리고, 1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앞서 보도자료를 통해 우봉이매방아트컴퍼니가 ‘삼고무·오고무에 대한 저작권리를 주장하며 금전적인 요구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 춤을 저작물로 등록한 우봉이매방아트컴퍼니 이혁렬 대표는 두 춤이 창작무라고 못 박았다. 이 대표는 “삼고무와 오고무는 이매방 선생이 1948년쯤 창작한 춤으로 수많은 근거 자료가 있다”며 “고인이 창작한 작품을 원형 그대로 보존하고 알리는 것이 이번 저작권 등록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금전 요구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국립무용단의 ‘향연’에 오고무가 포함된 것과 관련 “(처음에는) 국립무용단조차 이매방 선생이 창작했음을 명기하지 않아 이를 바로잡고자 내용증명을 보냈다”며 “그런데 국립무용단에서 창작임을 입증하라, 저작권이 인정되면 저작권료를 내는 건 당연하다고 해서 연도별로 다 입증해서 (저작권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앞으로 국·공립 무용단의 유료 공연에 대해 저작권을 행사할 계획”이라며 “보존회나 개인의 경우 저작권료를 안 받지만, 예외적으로 이매방 선생의 명예를 훼손했거나 그 가족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보존회 명예 실추 등의 경우 저작권법대로 하겠다고 공문을 보냈다”고 전했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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