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가 차량 문 손잡이만 쥐면 그 운전자에 맞춰 운전석 위치, 사이드미러 각도, 스티어링 위치 등이 조절되는 차량이 조만간 나올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는 지문을 이용해 차량 문을 열고 시동을 걸 수 있는 ‘스마트 지문인증 출입·시동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시스템은 당장 내년 1분기 중국 출시 예정인 신형 싼타페(중국명 셩다)에 우선 탑재될 예정이다.
이 시스템이 장착된 차량은 생체 정보인 지문을 미리 등록해 키 없이 문을 열고 시동을 걸 수 있다. 차문 손잡이에 달린 센서에 손을 대면 차량 내부의 지문 인증 제어기에 암호화된 지문 정보가 전달돼 차문이 열리는 식이다. 차량에 오르고 난 뒤에는 지문 인식 센서가 내재된 시동 버튼에 손을 대 시동을 걸 수 있다.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다수 운전자가 이용하는 차량의 경우에도 개인별로 맞춤 운전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현대차는 현 단계 시스템에서 지문을 등록한 운전자가 개인별로 미리 설정한 정보대로 운전석 위치, 사이드미러 각도가 저절로 조절된다고 밝혔다. 앞으로 차량 내 온도·습도 등 공조시스템과 스티어링 위치 등도 지문인증 시스템에 연동될 것이라는 게 현대차 측 설명이다.
그간 지문을 통해 시동을 거는 기술이 있었지만 차문 개폐는 내구성, 보안 문제 때문에 적용이 쉽지 않았다. 실내와 달리 외부에 노출되는 차문에 지문 인식 시스템을 적용할 시 햇빛이나 비, 눈 등 자연현상과 고압 세차기의 강한 물줄기를 견뎌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개발한 시스템은 차량 내구 연한에 준하는 수준의 내구성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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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연구원이 지문으로 자동차 문을 열고 시동을 켜는 ‘스마트 지문인증 출입·시동 시스템’을 시연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
현대차는 지문센서 부품사와 협업을 거쳐 업계 처음으로 차 반도체 품질 기준인 ‘AEC-Q100 인증’도 획득했다고 밝혔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에 공개한 지문인증 출입·시동 기술뿐 아니라 근거리 무선통신(NFC) 등 다양한 개인 맞춤형 기술을 제품에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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