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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
이들 중 일부는 자리 제안이 오더라도 이를 고사할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같은 고사엔 ‘정치적 눈치싸움’에다가 지난 11월 6일 중간선거 이후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을 장악하게 됨에 따라 트럼프 정부에 닥칠 정치적, 법적 난제에 대응하기가 간단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가짜뉴스가 의도적으로 잘못된 내용을 전달하고 있다”며 “10명이 넘는 지원자가 백악관 비서실장 자리를 원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박 속에 CNN방송 등 언론은 현 정부의 백악관 비서실장 교체가 잦은 편이라고 전했다. 취임 2년이 안 된 대통령이 세번째 비서실장 임명 자체가 전례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트럼프 대통령도 할 말이 없는 처지이다. 자신의 과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1년 1월 전임자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빌 데일리 비서실장 임명을 비판했던 전력을 지녔다.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오바마 전 대통령이 취임 2년만에 세번째 비서실장을 임명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그 이후엔 비서실장 교체를 비교적 자제했다. 임기 8년 동안 5명의 비서실장을 뒀으며, 재선 이후 4년 동안엔 단 1명의 비서실장과 임기를 같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비서실장 교체 속도는 오바마 전 대통령보다 빠르다. 취임 2주년을 앞두고 세번째 비서실장을 임명한 오바마 전 대통령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2년째에 이미 세번째 비서실장 교체를 기정사실화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1월 취임과 함께 공화당 주류였던 션 스파이서를 초대 비서실장에 임명했으며, 같은 해 7월 당시 국토안보부 장관이었던 켈리를 후임으로 임명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나 트럼프 대통령 이전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 비서실장 교체 주기는 빠르지 않았다. 1945년 2차세계대전 종전 이후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 이후 2018년까지 백악관 비서실장은 모두 32명이었다. 73년 동안 32명이었으니 비서실장이 한번 임명되면 평균 2∼3년을 대통령과 함께 보낸 셈이다. 역대 대통령들은 대부분 비교적 오래 비서실장 임기를 보장했지만,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전임자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시절이 확연히 눈에 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임기 8년 동안 2명의 비서실장만 임명했다. 최장수 비서실장은 트루만 전 대통령 시절 6년 넘게 자리를 지킨 존 스틸맨이었다.
박종현 기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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