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오이디푸스’에서 오이디푸스를 맡은 배우 황정민이 1년 만에 다시 연극에 임하는 각오를 다졌다. 황정민은 11일 서울 블루스퀘어 카오스홀에서 진행된 연극 ‘오이디푸스’ 제작발표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황정민. 연합뉴스 |
황정민은 지난해 10년만의 연극 복귀작이었던 ‘리처드 3세’에 이어 서 연출과 다시 만났다. 황정민은 “‘리처드 3세’ 때 작품이 매우 흥행해 좋았던 추억만 남았다”며 “‘오이디푸스’를 같은 연출과 작가가 한다고 했을 때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작품을 준비하면서 인간 본연의 모습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된다고 밝혔다.
“삶을 살면서 ‘나는 어떤 운명을 가졌길래 배우의 길로 접어들어서 지금까지 배우라는 직업을 떨치지 못하나, 수많은 못된 댓글 속에서 배우답게 잘 살고 있나’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내가 좋은 배우인가, 잘 하고 있나’ 자문자답합니다. ‘오이디푸스’와 접근 방식이 비슷한 부분이 있습니다. 운명에 의해 사람이 얼마나 간사하게 움직여지는가, 그걸 굳건히 딛고 일어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하는 잡다한 생각이 머리 위로 맴돕니다.”
황정민. 연합뉴스 |
이번 공연은 배우 한 명이 공연의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배역을 연기하는 원캐스트로 진행된다. 황정민은 “원캐스트라 힘든 점이 전혀 없다”며 “오히려 새로운 배우가 와서 대화를 맞추고 신을 다시 하는 게 더 힘들다”고 말했다.
“‘리처드 3세’도 (원캐스트로) 하고 나서 너무 행복했어요. 공연 처음과 끝이 흐트러짐 없이, 단단한 바위 덩어리가 그대로 에너지를 가지고 간 듯 했습니다. 이번에도 그래서 원캐스트를 원했어요. 다른 배우들 모두요. 이번에도 처음의 에너지가 끝까지 잘 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오이디푸스’는 공연제작사 ㈜샘컴퍼니가 ‘해롤드 앤 모드’ ‘로미오와 줄리엣’ ‘리차드3세’에 이어 선보이는 네 번째 연극이다. 티켓 가격은 다소 높게 책정됐다. 3만3000∼8만8000원.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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