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무역 협상에 나설 미국 정부 대표로 ‘자유무역론자’인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을 퇴진시키고, ‘보호무역론자’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내세우기로 했다. 미국이 강공 전략으로 중국을 굴복시키려는 포석이다. 이 때문에 미·중 양국 앞에 험로가 있고, 양측이 타협점을 찾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회의적인 전망이 나온다.
마주앉은 美·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맨 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맨 왼쪽)이 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팔라시오 두아우 파크 하얏트 호텔에서 수행원들과 함께 업무 만찬을 갖기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AFP연합뉴스 |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회담장에서 직접 미국 측 수석 대표 교체 방침을 통보했고, 중국 측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 보도했다. 월가 출신의 므누신 장관이 지난 수개월 동안 미국 측 대표단을 이끌어왔고, 그는 중국과 절충점을 찾으려는 입장이었다고 WSJ이 지적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
중국 정부의 대미 협상 대표는 류허 부총리가 계속 맡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류 부총리가 오는 12∼15일 30명으로 구성된 협상단을 이끌고 워싱턴을 방문하는 잠정적인 협상 스케줄을 짜뒀다고 보도했다.
스티브 므누신 |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미국산 자동차에 부과하는 40%의 관세를 철폐할 것이라고 2일 주장했다. 그러나 백악관의 래리 커들로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의미로 말을 한 것이 불분명하다고 해명했다.
그는 폭스 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미국산 농산물 및 에너지에 대한 관세장벽, 투자지분 제한을 비롯한 비관세 장벽이 낮아질 것이고, 지식재산권과 기술이전 부문에서도 진전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C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미·중 정상회담 테이블에 중국의 추가 약속으로 1조2000억달러(약 1335조6000억원) 이상의 제안이 올라 있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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