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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롱도르 최초 여성 수상자 에 "섹시댄스 출 수 있나" 헛발질

입력 : 2018-12-04 15:31:50 수정 : 2018-12-04 15:3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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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축구선수에게 주어지는 명예로운 상, ‘발롱도르’가 사상 최초로 여성 수상자를 발표했다. 그러나 새로운 역사를 쓴 주인공에게 날아든 질문은 무례하기 짝이 없었다. 

지난 3일 타임지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최초 여성 수상자가 나왔다는 소식과 함께 남성 진행자의 발언이 많은 이들의 분노를 촉발했다고 전했다. 

올해부터 여자선수 부문을 신설한 발롱도르는 첫 수상자로 노르웨이의 아다 헤게르베르그를 선정했다. 23살의 젊은 선수인 그는 올해 챔피언스 리그 결승에서 리옹이 볼프스부르크를 4대 1로 물리치는데 혁혁한 공을 세우며 팀을 리그 챔피언으로 만들었다. 리그 최초로 15개의 골을 넣은 득점왕이기도 하다. 



시상식에 금빛 드레스를 입고 등장한 헤게르베르그는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단상에 올라 황금 공 트로피를 거머쥐고 승자의 미소를 지었다. 그는 소속 팀과, 코치에 영광을 돌리는 한편 이 상이 여자 축구 선수들에게 얼마나 큰 의미인지 역설했다. 

“프랑스 풋볼(발롱도르 주관 매체)에 감사합니다. 이것은 여자 축구에 있어 아주 큰 도약입니다” 

벅찬 감동이 큰 물결처럼 장내에 울려 퍼진 순간, 이어진 진행자의 발언이 찬물을 끼얹었다. 이날 시상식의 진행자로 나선 프랑스 DJ 마르탱 솔베이그는 수상자의 놀라운 성취, 그가 전 세계 꿈꾸는 소녀들에 미칠 영향, 발롱도르가 62년 만에 내린 진취적 결단과 시대적 상징성에 주목하는 대신 그의 엉덩이에 관심을 뒀다.
 
“트워크(twerk) 출 수 있나요?” 


솔베이그의 뜬금없는 질문에 헤게르베르그는 얼굴을 굳히고 “아뇨”라고 잘라 말하며 몸을 돌렸다. ‘트워크’는 미나즈와 마일리 사일러스 같은 팝 스타들이 유행시킨 섹시 댄스로 상체를 숙여 엉덩이를 흔드는 춤이다. 웃으며 시상식을 지켜보던 많은 이들은 곧 탄식을 내질렀고 곧 어색한 침묵만 남았다. 그야말로 '갑분싸 (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지다)'의 순간이었다.

 
니키미나즈가 추는 '트워크'

 
이 역사적인 말실수는 곧 온라인상에서 크게 화제가 됐다. 그가 질문하는 장면을 편집한 영상은 4일 기준 트위터에서만 500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헤게르베르그의 어떤 수상소감 영상보다 높은 수치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질문이 매우 부적절하고 무례하며, 성차별적이었다고 성토했다. 

베네수엘라에서 뛰고 있는 여자 축구선수 프란시스 실바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솔베이그의 발언을 꼬집었다. 그는 “첫 여성 발롱도르 수상자가 되는 순간을 상상해보자. 이것이 여자 축구에 얼마나 큰 의미인지 되새길 수 있는 멋진 연설을 하고, 이 세상의 소녀들에게 스스롤 믿으라고 외쳤는데, 트워크를 추라는 소리나 듣는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비난 여론이 거세어지자, 솔베이그는 트위터에 사과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 속에서 그는 ““트워크를 추라고 요청한 것이 아니라 프랭크 시내트라 노래에 춤을 추자고 한 것”이었다며 “영어와 미국 문화에 무지했던 탓에 빚어진 오해이고 누구도 불쾌하게 만들 생각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솔베이그는 헤게르베르그에게 문제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헤게르베르그 역시 이후 진행된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솔베이그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받았다며, 논란이 커진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에는 성희롱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발롱도르를 받을 수 있어 기뻤을 뿐”이라며 축구 팬들에게 논쟁 대신 발롱도르와 여자 축구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2018 발롱도르는 루카 모드리치의 차지가 됐다. 호날두와 메시가 아닌 선수가 이 상을 받은 것은 2007년 이후 11년 만이다. 음바페는 21살 이하 선수에게 수여하는 ‘코파 트로피’를 받았다. 

이아란 기자 aranciata@segye.com
사진 = france football, twitter bein sports, nicki min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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