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파라다이스로 그려지는 몰디브는 인도양의 군사·전략 요충지이기도 하다. 인구 44만명에 국토 면적이 서울의 절반에 불과한 이 작은 섬나라는 아덴만에서 믈라카 해협으로 향하는 길목에 위치하고 있다. 미국의 전략정보 전문기관 스트랫포는 “베이징이 볼 때 몰디브는 이 지역 해상운송 안전보장을 위한 해군 항구와 공군 기지를 제공할 수 있는 곳이다. 반면 인도양 패권을 추구하는 인도 입장에서는 이 지역에 중국 해군이 출몰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평가했다.
몰디브는 2012년까지만 해도 지리적으로 인접한 인도의 위성국가에 가까웠다. 중국은 대사관조차 개설하지 못했다. 하지만 중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를 본격화하고 2013년 취임한 압둘라 야민 대통령이 친중 노선을 걸으면서 상황은 급반전됐다. 몰디브는 중국 일대일로 구상의 한 고리로 편입됐고, 차이나 머니가 물밀듯 쏟아져 들어왔다.
그러나 최근 취임한 이브라힘 모하메드 솔리 신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중국과 합의한 자유무역협정(FTA)을 무력화하고 중국 주도의 일대일로 참여도 재고하기로 했다. 탈중국 노선을 공식화한 것이다. 이에 중국은 전전긍긍하는 반면 인도는 표정 관리에 여념이 없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외국 정상으로는 유일하게 솔리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을 정도다. 친인도에서 친중국, 다시 친인도 외교로 바뀌면서 작은 섬나라가 두 대국을 ‘들었다 놨다’ 하고 있다. 강대국을 상대로 한 몰디브의 ‘밀당 외교’는 다른 약소국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을 것 같다.
박창억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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