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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라서 맞았다"…성 대결로 번진 '이수역 폭행'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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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11-14 23:27:43 수정 : 2018-11-15 14:3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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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 주장 엇갈려… 경찰은 ‘쌍방폭행’으로 입건
서울지하철 7호선 이수역 인근 주점에서 벌어진 이른바 ‘이수역 폭행 사건’을 두고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한 여성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화장을 하지 않고, 머리가 짧다는 이유만으로 맞았다”는 취지의 글을 올리며 남녀 간 성 대결 양상으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과는 달리 경찰은 쌍방폭행 혐의로 사건 관련자들을 모두 입건했다.

14일 서울 동작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전날 이수역 근처 한 주점에서 싸움이 벌어졌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폭행 연루자들을 쌍방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당시 해당 주점에서는 남성 5명과 여성 2명 간에 싸움이 벌어졌고, 이 중 남성 3명과 여성 2명이 폭행에 연루된 것으로 전해졌다. 입건된 이들이 모두 나중에 조사를 받겠다고 하자 경찰은 이들을 모두 귀가조치했다.

양측 모두 아직 경찰 조사를 받진 않았지만, 주장이 극명히 엇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성 일행은 여성들이 시끄럽게 떠들어서 조용히 해달라고 수차례 요청했으나 이를 무시하고 오히려 시비를 걸었다는 입장이다. 또 여성들이 휴대전화로 자신들을 촬영하고, 폭행을 가해 옷이 찢어지고 상처가 났다고도 주장했다. 반면 여성 2명은 남성들이 일방적으로 폭행했다고 강조했다.

‘이수역 폭행’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여성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경찰은 입건된 이들을 조만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주점 폐쇄회로(CC)TV 영상과 휴대전화 동영상을 확보해 분석하는 한편, 업주 등 목격자들의 진술도 들을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양측 모두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기 때문에 모두 입건한 것”이라며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해봐야 알겠지만 수사 결과에 따라 어느 쪽이 정당방위가 되는지 등이 가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입건된 여성 중 한 명으로 추정되는 이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뼈가 보일 만큼 폭행당해 입원 중이나 피의자 신분이 되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곳곳에 퍼지며 논란이 커졌다. 특히 글쓴이가 “(해당 남성들이) ‘말로만 듣던 메갈(남성 혐오 사이트 메갈리아 회원) 실제로 본다’, ‘얼굴 왜 그러냐’ 같은 인신공격성 발언도 했다”고 밝혀 여성들을 중심으로 비난 여론이 들끓는다.

글쓴이는 또 “머리 짧고 목소리 크고 강한 여자들도 별 거 아니라는 (남성들의) 우월감을 무너뜨리지 않으면 우리 같은 다른 피해자가 나올 것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도움이 필요하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글을 두고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만으로 사건을 재단해서는 안 된다”거나 “(글쓴이가) 자극적인 사진과 멘트를 올려서 성 대결을 유도했다”는 등 의견도 만만찮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이수역 폭행사건’이란 제목의 청원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청와대 누리집의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도 이날 ‘이수역 폭행사건’이란 제목의 청원이 올라와 이날 오후 11시 현재 청원 답변 기준인 20만명을 넘겼다. 청원인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여성의 주장을 그대로 인용하는 한편, 경찰 등을 비판하며 “가해자의 신원을 밝혀주시고, 무자비하게 피해자를 폭행한 가해자에게 죄에 맞는 처벌을 부탁드린다”고 청원 취지를 밝혔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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