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슈퍼히어로물 영화사 마블 코믹스(Marvel Comics)의 수석 작가 겸 편집인인 스탠리 마틴 리버(Stanley Martin Lieber·이하 스탠리·Stan Lee)가 지난 12일(현지시간) 별세한 가운데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영화계 추모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스탠리는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의 한 메디컬센터에서 폐렴 투병 중 세상을 떠났다. 향년 95세.
이날 스탠리의 대변인은 "12일 스탠 리의 LA 집에서 건강이 악화돼 의료센터로 긴급 이송됐으나 별세했다"고 밝혔다.
스탠리의 딸인 변호사가 이를 공식 확인했다.
몇해 전부터 폐럼으로 투병 중이던 스탠리는 호흡 곤란으로 병원을 급히 찾았으나 끝내 사망한 것이다.
스탠리의 사망 직후 그의 트위터 계정(아래 사진)에는 '엑셀시오르'(Excelsior·더욱 더 높이)라는 문구가 게재됐다. 해당 단어는 스탠리가 언론과 인터뷰 등에서 자주 사용했던 말이다.

스탠리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자 그가 살아 생전 몸담았던 마블을 비롯해 할리우드 영화계, 배우들, 세계 영화 팬들의 애도와 추모의 물결처럼 이어지고 있다.
먼저 마블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스탠리의 별세에 큰 슬픔과 더불어 추모한다"라는 글을 남겼다.
마블 스튜디오의 사장 케빈 파이기는 "내 커리어와 마블 스튜디오에서 하는 모든 것에 스탠리 만큼 영향을 준 사람은 없었다"며 "스탠리는 우리들 모두보다 더 오래도록 살아남을 엄청난 레거시를 남기고 떠났다"고 추모했다.
이어 "그의 딸과 가족, 수많은 팬들에게 조의를 표한다. 스탠! 엑셀시오르!"라고 진심을 표했다.
마블의 영원한 경쟁상대이자 미국의 슈퍼히어로물 영화 제작사 DC(Detective Comics) 또한 "그는 우리가 히어로들을 보는 관점을 바꾸게 만들었다"며 "현대 코믹스는 언제까지나 스탠리의 흔적을 가진 채 이어질 것"이라고 경의를 표했다.
그러면서 "그의 전염성 강한 열정은 왜 우리가 처음 이 스토리들과 사랑에 빠졌는지 알려줬다. 엑셀시오르 스탠!'이라고 공식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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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왼쪽)과 스탠리.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
마블을 대표하는 히어로물 '어벤저스' 시리즈에서 '캡틴 아메리카'역을 맡은 크리스 에반스는 "스탠리를 대체할 사람은 없다"며 "그는 수십년간 어리고 나이든 모두에게 모험과 탈출, 위안, 자신감, 영감, 힘, 우정 그리고 즐거움을 줬다"라고 추모했다.
'아이언맨'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도 "당신 때문에 내가 존재할수 있었다. RIP(Rest In Peace·고이 잠드소서) 스탠"이라는 깊이있는 말로 뭉클함을 더냈다.
'스타워즈' 시리즈에서 '루크 스카이 워커'를 맡았던 마크 해밀은 "팝 컬처에 미친 그의 기여는 혁명적이었고 아무리 감사해도 부족하다"며 "스탠리는 그에게 원한 모든 것을 넘는 그런 존재였다. 정말 사랑했고, 늘 그리워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스탠리는 잭 커비(1917~94) 등과 함께 스파이더맨과 헐크, 닥터 스트레인지, 판타스틱4, 데어데블, 블랙 팬서, 엑스맨, 아이언맨, 토르 등 수많은 슈퍼 히어로 캐릭터를 창안했다.
1939년 타임리 코믹스(마블 코믹스의 전신)에 입사해 당시 큰 인기를 끈 캡틴 아메리카의 각본 일부를 쓰면서 만화 원작 제작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이후 마블 코믹스 편집장과 마블 엔터테인먼트 사장 등을 역임했다.
‘만화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윌 아이스너 어워드’를 1994년 받았으며, 같은해 '잭 커비 명예의 전당'에도 이름을 올렸다. 예술가들의 최고 영예로 여겨지는 ‘미국 예술 훈장’을 2008년 수상했다.
스탠리는 영화에도 출연했다. 스파이더맨 시리즈뿐만 아니라 아이언맨, 토르, 캡틴 아메리카 등 마블 코믹스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의 시리즈들에 카메오로 40여차례 등장했다.
국내에서도 '스탠리옹'으로 불리며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게티이미지뱅크·스탠 리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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