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SNS시대에 지식의 전파 속도는 화살에 비할 바가 아니다. 아무 생각 없이 손가락으로 친 말이 지구 반대편으로 날아간다. 정말 쏜살같다. 반면 지혜는 굼벵이처럼 느리다. 지혜의 지(智)는 지(知)에 해(日)를 더한 형상이다. 해처럼 명료하게 지혜를 밝히려면 생각으로 충분히 무르익혀야 한다.
갈대처럼 나약한 인간을 위대하게 만든 것은 생각의 힘이었다. '생각하는 인간' 호모 사피엔스는 지금 호모디지투스로 바뀌는 중이다. 손가락이 생각을 대체하고, 인공지능이 인간의 뇌를 대신하는 시대! 아무리 문명이 발전한다고 할지라도 인간의 본질적 특징인 사고력이 저하된다면 진화가 아니라 명백한 퇴보이다.
생각으로 무르익지 않은 지식이나 말은 위험하다. 사람을 해치는 화살이 되기 쉽기 때문이다. 우리 주위에는 그런 흉기가 너무 많다.
배연국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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