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야행 참가자들은 정성들여 만든 궁중음식을 소주방에서 맛볼 수 있는데 국물의 온도가 문제였다. 참가자들이 소주방에 도착하기 15분 정도 전에 음식 세팅을 마무리하다 보니 그 사이에 국물이 식었던 것이다. 우리의 입맛에 맞는 뜨끈한 국물을 대접하고 싶었던 주최 측은 온도를 유지할 텀블러를 쓰기로 했다. 하지만 전통적인 유기 반상에 텀블러를 놓는 것이 생뚱맞아 보인다는 게 또 다른 고민이었다.
뭔가 의미를 담을 수 없을까, 란 고민의 결론이 자폐인 디자이너들이 일하는 사회적 기업 오티스타가 제작한 텀블러를 사용하는 것이었다. 오티스타의 텀블러는 자폐인 디자이너들이 궁궐을 직접 경험하고 그들의 시선으로 포착한 풍경을 그려놓은 문화상품이다.
한국문화재재단 박성호 팀장은 “참가자들에게 텀블러를 무료로 제공하기 때문에 사실 예산이 더 들어가기는 한다”면서도 “텀블러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 참가자들도 굉장히 좋아하고, 국물에 대한 불만도 사라졌다”며 웃었다.
오티스타가 개발한 궁궐 관련 문화상품은 텀블러 말고도 마우스패드 겸용 안경수건, 머그컵, 손수건 등이 있다. 상품개발에는 10명의 디자이너들이 참여했다고 한다. 경복궁, 창덕궁, 덕수궁의 편의시설이나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내 한국전통문화센터에서 살 수 있고, 온라인(www.khmall.or.kr) 구매도 가능하다.
강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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