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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의견은 계속된다… 김명수 코트 '반대자' 조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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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11-03 13:24:26 수정 : 2018-11-03 13:2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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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인자'와 '2인자', 사사건건 견해차… 소수의견 속출 “세계 유일의 분단국으로 어떤 나라와도 비교할 수 없는 한국의 엄중한 안보 상황, 병역의무의 형평성에 관한 강력한 사회적 요청 등을 감안하면 종교적(양심적) 병역거부는 인정될 수 없다.”

조희대(61·사진) 대법관이 종교적 병역거부 사건 상고심에서 동료 대법관 3명과 함께 낸 소수의견 일부다. 조 대법관은 ‘종교적 병역거부가 무죄’라는 다수의견과 다른 의견을 내는 것만으로 성이 차지 않았는지 반대 보충의견까지 냈다. 그는 보충의견에서 “피고인은 병역거부 이유로 ‘여호와의 증인’ 교리에 따른 국가적 차원에서의 무장해제와 평화주의, 납세 거부, 종교 우월까지 연계해 주장한다”며 “대체복무가 아닌 무죄 선고가 가능하게 하는 건 결코 있을 수 없다”고도 했다.

◆국정원 댓글 사건서 "원세훈 선거법 위반 아냐"

3일 대법원에 따르면 지난 1일 전원합의체는 종교를 이유로 군입대를 거부한 ‘여호와의 증인’ 신도 오승헌씨 상고심에서 대법관 9(무죄) 대 4(유죄) 의견으로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장·대법관 13인 모두가 심리에 참여하는 전원합의체는 다수결로 판결을 선고해 대법관들 간의 의견 불일치가 ‘소수의견’의 형태로 공개되는 점이 특징이다.

조 대법관은 현재 대법원에서 김명수 대법원장에 이은 두번째 서열이다. 대법관들 중에선 가장 선임이다. 그런 그가 전원합의체에서 다루는 주요 사건마다 김 대법원장과 의견을 달리해 눈길을 끈다. ‘김명수 코트의 반대자’란 별명이 붙을 정도다.

이번 종교적 병역거부 사건에 앞서 조 대법관이 김 대법원장과 견해차를 드러낸 가장 대표적 사건이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댓글 사건 상고심이다. 올해 4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원 전 원장에게 징역 4년에 자격정지 4년을 선고한 원심을 대법관 11대2 의견으로 확정했다. 핵심 쟁점은 원 전 원장의 행위가 대선에 부당하게 개입한 것으로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다수의견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국정원 공무원들이 지위를 이용해 특정 후보나 정당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활동을 집단적으로 했다”고 판시해 원 전 원장의 부당한 대선 개입을 인정했다. 하지만 조 대법관은 소수의견에서 “원 전 원장의 경우 국정원 직원들과 선거운동을 공모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며 “선거법 위반행위로 인정되는 댓글 활동 규모도 국정원 차원의 조직적 개입으로 보기 미미한 수준”이라고 김 대법원장 등의 다수의견을 반박했다. 국정원이 원 전 원장 지시에 따라 조직적으로 대선에 개입한 것도 아니고, 댓글의 성격이나 숫자로 미뤄볼 때 대선에 영향을 미칠 정도에 이르지도 못했다는 뜻이다.

김명수 대법원장 등 대법관들이 지난 1일 대법원 대법정에서 종교적 병역거부자 상고심 선고를 하기 위해 자리에 앉아 있다. 왼쪽부터 권순일, 김소영 대법관, 김 대법원장, 조희대, 박상옥 대법관. 당시만 해도 대법원 서열 2위였던 김소영 대법관이 임기만료로 물러나면서 조희대 대법관이 대법원장에 이은 선임 대법관으로 서열 2위가 됐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국방부 불온서적·땅콩회항 사건서도 "난 반대요"

올해 3월 선고한 국방부 불온서적 사건도 조 대법관과 김 대법원장이 대립각을 세운 사례다. 이명박정부 시절인 2008년 국방부가 경제학자 장하준 교수의 ‘나쁜 사마리아인들’ 등 도서 23종을 불온서적으로 규정해 군내 반입을 금지한 조치가 사건의 발단이 됐다. “국방부 조치는 헌법상 학문의 자유를 침해해 위헌”이라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낸 육군 법무관들이 무더기로 징계를 받자 이에 불복해 징계 무효를 청구하는 행정소송을 법원에 낸 것이다.

1·2심은 징계 조치가 정당하다고 판결했으나 상고심은 달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대법관 9대4 의견으로 “징계 조치는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당시 조 대법관은 반대의견에서 “향후 군인들이 불순한 의도의 집단행위를 해도 제재가 어려워져 군기 문란을 초래하고 국가안전보장에 위해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에 종교적 병역거부 사건에서 그랬듯 군대와 관련한 사안에서 유독 엄격한 보수적 관점을 견지하는 조 대법관의 특색이 잘 드러난다.

지난해 12월21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회항’ 사건도 조 대법관의 ‘반골’ 기질을 보여준다. 조 전 부사장은 2014년 미국 뉴욕의 공항을 이륙하려던 대한항공 여객기를 되돌리도록 지시하는 등 정상적 운항을 방해한 혐의(항공보안법 위반)로 구속기소됐다. 기내 땅콩 서비스를 문제 삼아 승무원 등에게 시비를 걸고 비행기를 회항시켰다는 이유에서 ‘땅콩회항’이란 이름이 붙었다.

쟁점은 항공기가 다니는 길, 이른바 ‘항로’에 지상 활주로도 포함되는지였다. 김 대법원장 등 10명은 ‘하늘길만 항로에 포함된다’고 본 반면 조 대법관 등 3명은 ‘항공기가 다니는 길은 지상과 공중을 불문하고 모두 항로’란 취지의 주장을 폈다. 조 대법관은 다수의견을 반박하는 소수의견에서 “항공기는 배와 달리 이륙 전과 착륙 후에는 당연히 지상을 다닐 수밖에 없다”며 조 전 부사장에게 더 무거운 형사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검이 기소한 '삼성 사건' 상고심 주심 대법관도

조 대법관은 경북 경주가 고향이다. 서울대 법대를 거쳐 1981년 제23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사법연수원(13기)을 거쳐 1986년 서울형사지법(현 서울중앙지법)에서 법관 생활을 시작했다. 박근혜정부 시절인 2014년 3월 대구지법원장으로 근무하다 대법관에 발탁됐다. 평소 온화하고 소탈한 성품으로 동료 및 후배 판사는 물론 법원 직원들과도 잘 어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법원의 한 관계자는 조 대법관에 대해 “재판을 엄정하고 공정하게 진행한다”며 “특히 당사자 주장을 경청해 억울함이 없도록 배려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대법원에 계류된 주요 사건들 중 하나인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상고심 주심 대법관이란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건넸다는 혐의로 지난해 박영수 특별검사에 의해 기소된 이 부회장 사건에서 1심은 삼성 경영권 승계 등 현안과 묵시적 청탁의 존재를 모두 인정해 징역 5년 실형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경영권 승계라는 현안이 없었고 어떤 형태의 청탁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상고심 주심인 조 대법관의 판단에 법조계와 재계의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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